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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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가제본 서평단]

『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 장편소설
창비 | 출판

【이 세계에는 나의 안위를 걱정하는 존재가 없다는 것.(p.46 )】

Q. "가출해본 적 있어?"
A. 없다.

3월 20일 『경우 없는 세계』를 읽기 시작한 날, 저녁 먹는 자리에서 가족에게 물었다. 엄마는 "없지."라고 말했고, 남동생은 【"가출은 어차피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있어."】라고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는 것처럼 답했다. 조금 늦게 답한 아빠도 가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집에 늦게 들어온 적은 있어도 가출해본 적이 없었다. 셋이 동시에 묻는 건 "왜? 집 나가고 싶어?"였다. 맥락 없는 질문을 던진 것은 나였지만 집 나갈 각오는 없었어서 "가출 청소년 소설을 읽고 있어서. 그리고 가출은 돈이 있어야지."라며 말을 흐렸다. 어른인지 오래됐고 집을 나가도 괜찮은 나이였다. 하지만 혼자 살 생각은 아직 없고, 준비가 부족했다. 남동생은 혼자 산다면 직접 요리해서 밥 먹을 거라고 했다. 동생 성격에는 정말 실컷 요리해서 먹을 것 같았다. 오래 집밖에 있을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경우 없는 세계』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편하게 등을 늬우고 잠에 들 집이 존재한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나도 누군가에게 경우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집에 잘 있고 싶은 소설>
있을 법한 이야기라서 '가출 청소년' 소재의 성장소설이란 게 근심스러웠다. ​그런 느낌을 글로 남긴 적이 있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라고. 집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멀쩡하고 편한 집을 버리고 나온다는 가출을 "미쳤어?"라고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안정과 안전하다고 착각했던 집을 버리고 나오면 약해지기 마련이다. 가출을 선택하게 만드는 세상이 미친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미친 것인지.

가출(家出)의 유의어가 탈가(脫家)인데,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 구속 따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기 집에서 나간다는 의미였다.
겨울 한기를 견디고 사는 주인공'인수'는 집을 나갔다. 겨울 추위를 느끼면 입술, 손톱, 발톱이 파래지는 것을 바라보듯. 그가 발견한 가출청소년'이호'를 통해 겹쳐지는 '인수'의 과거 경험을 알게 될수록 마음이 파래져만 갔다. 그는 가진 것이 없을수록 포기하는 것이 늘었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잠은 출입이 쉬운 화장실 같은 곳에서 잤다. 같은 가출청소년인 '성연'과 '경우'를 만났다. 타인에게 의지하고, 가난, 질투, 절망, 모욕, 공허와 고독도 많이 겪는다. 인수는 경우를 도덕적 기준으로 의식하고 거슬려하지만 도움 받는다.

58쪽에서 '멀미'라는 단어에 눈길이 닿았다. 삶에 있어서 멀미가 안 날 수가 없었다.

가출 생활을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방법을 모색하던 아이들은 점점 어두운 생계형 범죄로 내몰렸다. 절도, 일부러 차에 뛰어들어서 합의금으로 돈을 버는 자해공갈, 조건만남 등. 없는 돈은 인수를 잠깐 다시 집에 몰래 돌아가게 만들었다. 자신의 빈자리를 낯선 고양이가 집에서 차지하고 있었다.

가출 뭔지 아는 어른이라서 아니까 가출청소년에게 당연히 호의 베푼다?! 가출청소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맞을지 관계 생각,
세상 위험에 노출되고 보호되어야 할 가출청소년들을 생각하며. 가출에 의한 무기력감에 상처입은 주인공들로 불편함 접하고, 왜 제목이 『경우 없는 세계』가 되었어야 했는지 사회현실과 연결해보면서 재인하는 독서를 경험하길 바란다. 집과 사람으로 느끼는 추위보다 따뜻함을 맞이하길 바라며

【p.32 가출이라는 단어에는 투쟁심이나 반항심 같은, 결연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것은 회피나 은신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았다.】


+귀신에 대한 표현, 인수의 상상 이야기 묘사가 좋았다.

*백온유 (白溫柔)
199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났다. 장편소설 『유원』 『페퍼민트』 등이 있다. 이번엔 가족의 울타리를 완전히 벗어난 거리의 아이들에 주목한다. 한층 정교해진 내면 묘사와 생생한 에피소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돋보이며 가출청소년이 겪는 처절한 방황과 고독, 성장의 서사를 놀라운 흡인력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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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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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가제본 서평단]

REMARKABLY BRIGHT CREATURES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셀비 반 펠트 | 장편소설

창비 | 출판

서평/서평 그림 | 유진

【모두가 잠든 밤, 이 곳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70대 야간 청소부 할머니와 문어가 만들어낸 특별한 기적!】

-이 책을 읽기 전에 NATIONAL GEOGRAPIC 채널에서 "수족관에서 벌어진 태평양대문어와 곱상어의 혈투" 편을 보고 책의 주인공인 '거대태평양문어(Giant Pacific octopus)'의 거대함을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p.7

안녕하세요, 먼저 이 책을 읽어주서서 감사합니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은 조금 특이한 이야기입니다. 문어가 화자로 등장해 종을 뛰어넘는 유대감이 개인의 어두운 과거에 어떻게 희망을 밝힐 수 있는지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

수조 옆 안내문에 쓰여있지 않은 이야기를 감금 몇일째 시리즈로 쓰인 4년, 1,460일 수명을 가진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의 생각들은 신비로웠다. 인간이 아닌 문어의 관점에서 본 인간 모습은 흥미로웠다. 문어 수조 앞에 찍힌 수많은 기름진 지문을 보면서 마셀러스는 예술품이자 열쇠 같다고 했고, 그 지문을 닦는 역할이 야간청소부'토바'할머니셨다. 아쿠아리움 생물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에서 소웰베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직원 그녀가 다른 사람들보다 애정 있게 대우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p.28 청소하는 여자. 그녀가 내 목숨을 살렸다.】

'감금'이라는 측은한 단어를 계속 마주칠 때마다 '탈출', '해방' 그런 후련함을 희망하게 됐다. 태평양 문어'마셀러스'가 감금 몇일째가 지속되면서 문어가 죄를 지은 건 아니었지만 죄수 일기 같았다.

아쿠아리움은 이 보호 유리가 깨지면 굉장한 물이 쏟아질 거라고 예상되는 곳이고, 바다 일부를 옮겨놨다 싶게 물에 가두어져 있고, 포로가 된 생물들을 구경하는 입장이었다. 감정은 인간의 전유물 같은 것이고, 그 안에서 사는 바다 생물들은 예쁘게 물에 유유히 돌아다니는 것이 그들의 일인 아쿠아리움 세상이지 않았을까. 근데 마셀러스는 외롭다고 했다. 지능이 높다더니 인간만큼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게 많았다. 아쿠아리움 청소부 '토바'할머니도 외로웠다. '토바'에게서 사라진 에릭의 흔적이 곳곳에서 살아 부유하고 있었다.

'토바'는 잃어버린 에릭을 그리워했고,

마트 계산대 직원 '이선'은 그녀를 의식했고,

'진 이모'는 캐머런을 아꼈으며,

'캐머런'은 아버지를 찾으러 나섰다.

'마셀러스'는 물 안에 있어도, 물 밖에 있어도 죽어가고 있었다.

가제본의 매력은 '끊겼다'였다.

아쿠아리움에 사는 마셀러스, 아쿠아리움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는 토바 할머니와 캐머런.

【p.316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암시로 가제본은 인연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끝을 보여주지 않았다.

+ 생물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기거나 기념 사진 찍는 포토존 장소가 되어버린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아쿠아리움이 있다는 건 알지만 이젠 갈 일이 없다. 유치원 때 처음 내 쌍둥이가 없었던 소풍으로 간 아쿠아리움에서 미아가 된 감각이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이럼에도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어졌다.하지만 다른데에는 돈을 써도 아쿠아리움 성인 약 3만원 가격 앞에서 그 마음을 없앴다. '어릴 때 본 것을 충분해. 아쿠아리움을 상상할 수 있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을 본 것으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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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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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오드리 모모 출판사
[Oh! Dream] 서포터즈 3기

『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Danitiel W.Moniz |단편집
스튜디오 오드리 (@studio.odr ) 모모(@momo.fiction )|출판

【"만일 여자들에게 궁금해 할 자유가 더 많이 허락되었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책표지를 보고 오묘함을 주고, 매혹적으로 생겼다,하면서 책을 둘러보다가 깨달았다. 표지 디자인이 '갈비뼈'였다. 신체로 숨겨져 있는 부위인 뼈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니 마음에 들었다. 이번 소설도 기대됐다. 뒷표지에 적힌 "만일 여자들에게 궁금해 할 자유가 더 많이 허락되었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라는 굵게 적힌 그 의문문으로 단편 이야기들이 시작되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표현 '내밀한 순간들, 죽음의 가능성mortality이지만, 죽음이 있는 곳에는 삶의 활기, 여성의 경험, 현명하고도 친밀하게 ' 몇 개를 짚어봐도 "여성"에 초점이 맞춰있음을 미리 알 수 있었고 그 찬사들을 인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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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피, 열」
분홍색이 여자의 색이라고 말하고, 무언가를 꿈꾸며 엉뚱할 때도 있으며 키득거리고 놀고, 어리다고만 여겨졌으나 이제 월경을 하면서 여자가 된다는 시점. 그 13살의 나이인 '에바'와 '키라'는 어딘가 이상했다. 자신이 죽었다고 상상하고, 자신의 부재가 될 죽음에 관한 가정과 상황을 이야기했다. 끝은 누군가의 비명이 들렸고, 한참 후 지나서 떠올릴 오래된 기억이 되어버린 오싹한 악몽 같았다.

「향연」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없어진 아기. '히스'와 '레이나'는 유산했다. '레이나'는 히스의 딸 '닐라'를 반기지만 비어버린 배에서 허기를 느꼈다. 고통을 히스에게 표출하기도 했으나 아쿠아리움의 태어나기 전의 어둠 같은 한켠에 기대어 있는 그녀 모습은 우울했다. 위로하려 해도 다 헤아릴 수 없는 그녀의 상실감에 조용해질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p.60)】

「혀들」
종교적인 구원이라는 허무맹랑한 이유로 '제이'에게 접근한 목사는 성스러움이 전혀 없었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제이의 맥락에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어울렸다. 하지만 제이는 잃은 건 있어도 용기가 있었다.

「천국을 잃다」
아무것도 모른채 임한 첫문장이 중년 남자의 알몸 무게라는 신선함에 놀랐다. '프레드'와 '글로리아'는 담배 그리고 항암 치료라는 대화 소재로 슬퍼져만 갔다. 그는 천국을 잃었다.

「적들의 심장」
딸 '마고' 바라보는 '프랭키'의 시선이 겹쳐져서 강하고 따뜻하게 읽혔다. 내 엄마도 이랬을까? 싶은.
【그리고 누가 너를 괴롭히거든 걔네한테 말해, "우리 집에선 적들의 심장을 먹는다"고.(p.163)】

「배의 바깥에서」
이름 불렸고 그 이름의 어둠을 말했다. 여전히 그곳에서 도움 기다리던 순간에 감정이 멈춰있었다. "사랑해" 단어가 상대방 피 속에 자리 잡길 원하는 문장이 유감이었다. Love Like Mine

「스노우」
연인에, 결혼이라는 평생의 인연을 만들었으나 해소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자 여자는 마음이 뜬다. 인생 도피로 보려고 해도 그녀는 이해되지 않았다. 스노우.

「필요한 몸들」
많은 '빌리', 사랑하나 그러지 않았다.

「물보다 진한」
냄새에 집중했다. '폴 라 상그레Por la sangre(피는 진하다)' 낯선 외국어 문장이지만 뜻만큼은 익숙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루카스'오빠와 그의 여자'셸비'를 만난 여동생 그 관계는 솔직했다.

「색다른 것들」
모두가 즐거울 희한한 만찬 분위기에 그저 동조될 수는 없었다.

「뼈들의 연감」
모든 건 순리대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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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여해본 적 없으나 여자로서 가늠할 수 있고 취약해지는 감정을 11개의 단편이 열한 번씩 건드렸다. 그리고 힘을 줬다.

각각 다른 이상함과 감정이 바닥에 떨어져서 일부러 나눠서 길게 읽었다. 간간이 강조되어 읽히는 불쾌감에 여자로서 생각을 우물거렸다.

우유, 피, 열이 표현에 흐름을 만들었다. 우유보다 피가 진하고, 열감이 전해지는 단편 이야기들이 『우유, 피, 열』에서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털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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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시엘 W. 모니즈 Danitiel W.Moniz:
충격적인 데뷔작 《우유, 피, 열》로 <타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내 유수의 매체로부터 열띤 찬사를 받은 신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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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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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Dream] 서포터즈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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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열린 어둠>은 반전이 백미인 추리 소설인 만큼 지금 출판사 공식계정(@studio.odr)에서 "충격적인 반전에 소름돋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해드리는" 환불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studio.odr 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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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단편집
스튜디오 오드리 (@studio.odr) 모모(@momo.fiction)|출판

'렌조 미키히코'작가님은 강조점과 공범이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것으로 추측되었다.
공범을 만들면 죽음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겨서였을까?
책속 문장 중 글자 위에 찍힌 점을 보고 명칭이 바로 생각나지 않아서 '스타카토'로 생각했다. 피아노 학원 원장선생님이 얇은 지휘봉으로 내 손을 가리키며 "스타카토! 빨리 건반에서 손을 떼야지!"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났다. 단편집을 읽는 재미는 한편 끝나면 전편은 잊고, 완전 새로운 단편이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강조하기 위한 강조점 있는 부분을 유심히 읽게 되었다.

내가 책 종이를 넘기자 옆에서 내 쌍둥이는 모의고사 회색 종이 냄새가 났다고 했다.
반절이 잘려 나간 하늘이 보이는 시간에 주로 읽었다. 무기력해지는 어둠과 이 책이 잘 어울려서. 이 소설에서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순간을 마주할 때면, 어디에서 무엇을 봐도 어느샌가 시들어있는 마음에 찬공기가 폐에 많이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방심하면 안된다. 잘못된걸 알면서도 빠져들었고 예측불가한 반전에 매번 당했다.
훼손되기 전의 사건 진실을 깨달으면서 경악하는 흐름이 질리지 않았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꺼내들어 조금씩 읽을때마다 이 책 자체를 시체를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차갑게 정적인 옆표지의 눈 때문에, 아니면 내용이 죽음으로 음울해서였을까.

실소(失笑) 하나 없이, 웃음기 없는 독서였다.
집요한 죽음 뿐이었다.

「두 개의 얼굴」, 아내에 대한 공허한 감정. 틀린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나'의 혼란스러움에 같이 혼동했고 빠져들었다. '내 기억이 맞나? 망상 혹은 현실?"

「과거에서 온 목소리」, 한때 같이 일했던 선배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애정이 있었다.
애정으로 범죄를 묵음 처리할 수 있다는 것도.

「화석의 열쇠」, 사랑의 살아있는 화석은 두사람의 아이였다.

「기묘한 의뢰」, 이상한 삼각관계는 중복된 의뢰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미소 짓는다. 딱 떠오른 "부정망상(不貞妄想=오셀로 증후군:오셀로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오셀로는 아프리카 무어 출신 흑인으로 베니스의 장군이 되어 베니스 원로인 장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데스데모나와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오셀로에게 부관으로 선택받지 못한 이아고라는 부하가 그에게 앙심을 품고, 데스데모나와 오셀로의 또 다른 부하 캐시오가 불륜 관계에 있다고 거짓 보고한다. 이에 오셀로는 아내를 의심하여 결국 죽이고,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후 자결한다.)"이 생각났다.

「밤이여, 쥐들을 위해」, 쥐의 이름이었던 '노부코'를 잃고, 혼자 아내를 '노부코'로 속으로 불러왔던 남편. 기괴했다. 살해 동기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증오.

「이중생활」, 불륜관계를 넘어선 배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죄를 짊어지게 할 수 있는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대역」, 본인과 똑같은 대역을 구하려고 했던 잠깐이 자신이 타인의 인생 그림자로 비참하게 전락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누구의 얼굴을 사랑했고, 생각했는지.

「베이 시티에서 죽다」, 아끼고 사랑했던 두 사람을 생각하면서 교도소에서 방아쇠를 당기는 연습을 하는 이유가 있었다.

「열린 어둠」,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여유있게 읽혔다. 열린 어둠은 '자백'이었다.

사람으로서 끈기있게 가질 수 있는 감정인 증오와 사랑이었고, 씁쓸함이 없는 편이 없었다.
많은 어둠에 깔려있던 죽음이 렌조 미키히코 작가님의 추리소설 『열린 어둠』에서 다가왔다.

렌조 미키히코連城三紀彦:
'장르적 재미'와 '문학적 예술성'으로 독자들로부터는 탄성을 자아내고, 동시대 작가들에게는 경외에 찬 질시를 받은 천재 작가.

이 책은 각각의 작품마다 동양의 고전적 정취로부터 서양의 모던한 느와르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다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펼쳐 보이면서도 곡예에 가까운 반전을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단편 미학의 정수이자 추리 문학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이 아홉 편의 강렬한 단편들은 국내에 지금껏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들이다.

*일본어판 원제: 《밤이여, 쥐들을 위해夜よ鼠たちのために》

#열린어둠 #백광 #소설추천 #책서평 #도서서평 #추리소설 #미스터리소설 #렌조미키히코 #환불이벤트
#일본소설 #일본단편 #소설 #책추천 #반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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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아오야마 미나미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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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Dream] 서포터즈 3기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아오야마 미나미 | 장편소설

스튜디오 오드리(STUDIO : ODR)| 출판 (@studio.odr)(@momo.fiction)

유진 | 서평/배경사진


#열한번의계절을지나_다시너에게로


타임슬립 로맨스였다.

그리고

( )사랑이다.

(짝)사랑이다


손은 책을 잡고 있어서 손뼉을 칠 수 없었지만 속마음은 이미 손바닥을 짝! 맞부딪혔다.


'이 소설, 짝사랑이다!'


결혼식에서 신랑이 신부'야나기바 미노리'를 예쁘게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작은 순식간에 공허해졌다.


어째서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그래야 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의 특별한 능력으로 시간을 되감는다. 어떻게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일본 로맨스 소설을 계속 읽어온 바로는 전부 사랑에 구멍이 나있다.

가슴이 찢어질 듯한 심한 고통이나 슬픔을 동반하는 흐름 전개가 예상이 되어 있다. '이 사랑도 꽤 아프겠다.' 이성과 사랑하지 않다보니 작품을 감상할 때 '타인'의 사랑을 지켜보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읽다보니 거리감이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랑에 둔감한 일생을 보내는 내게 최적인 로맨스 소설이었다. 주인공의 사랑이 나를 깨워주길 바라는 그런 희망을 갖고.

기분 좋은 디저트 먹는 느낌으로 200여 페이지를 읽어갔다.


마음이 내 일처럼 간지러워지고 "Like"과 "Love"의 차이를 깨닫거나 귀여운 사랑도 읽혔다. 게다가 올해가 끝나가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소설에서도 나왔다.


그는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타임슬립(time slip: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고가는 시간 여행)해서 아둥바둥하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너무 과거에서 자연스러워서 '미노리'의 시점 전환된 과거 내용에 잊고 있었다. 그가 타임슬립한 상태라는 것을.


스포는 할 수 없지만 '히라가'라는 이름을 읽고 놀랐고 다음에 또 그 이름을 읽을 때는 반가웠다. 작가님이 이런 식으로 반전을 주시다니.


왠지 내 짝사랑과 비교하기보다 예전에 남동생의 짝사랑 소식을 듣고 "단념"을 추천했던 기억이 나기도 했다.


"좋아해."에서 "좋아했다."으로 끝나는 과거 분사적인 사랑. 짝사랑.


소중한 짝사랑의 느낌이 아오야마 미나미 작가님의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에서 반짝였다. 마치 각도에 따라서 빛을 가지는 앞표지의 책제목 글씨와 반짝임처럼.


순정만화 한 편을 끝까지 다 본 후련함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더 쓰여 있지 않은 '유야'의 입장이 궁금했다.


【추운 겨울, 봄처럼 다시 짝사랑의 감정이 필요하다면 오늘 『열한번의 계절을 지나』를 읽고 그와 그녀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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