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사회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극단주의의 실체
김태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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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에 남녀노소를 막론한 화두를 한가지만 꼽아보라면 ‘극단적‘이라는 단어로 축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것은 지구적인 현상으로 건강하지 못한 화두임에 분명하다. ’극단주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시점에 이를 고찰한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은 『자살공화국』,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등에서 남다른 생각과 시선으로 한국 사회를 통찰해 온 저자의 신간이다. 우선 머리말에서 저자는 극단주의를 ‘광신에 사로잡혀 세상을 배타적으로 대하고 자신의 믿음을 타인들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 안에 있는 배타성, 광신, 강요의 키워드를 하나씩 살펴보고 또 다른 특징인 혐오에 대해서도 덧붙인다. 그 다음 서구에서 극단주의 연구가 활발해 질 수 있었던 요인인 테러리즘에 대해 이야기부터 시작하면서 서구의 심리학이 연구한 극단주의 이론으로 논의를 넓히는데, 주류인 미국 심리학에 대해 비판, 보완을 하며 저자의 견해를 덧붙인다. 결론적으로 무엇이 극단주의를 만드는지 앞에서 논의한 것을 바탕으로 종합하는데, 기존의 이론이 아닌 한국 상황에 맞는 견해들로 호환되고, 구체적인 현상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심리를 추론해본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극단주의를 극복할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앞서 극단주의를 정의했던 키워드들을 완충시키고 종국에는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혐오 그리고 극단주의에 대해 어렴풋이 이미지는 갖고 있긴 했지만, 체계화하여 정의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진정으로 건강한 담론이 오고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방해하는 심리적 요인들은 무엇일까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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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된다 - 어느 유대인 소녀의 홀로코스트 기억
루트 클뤼거 지음, 최성만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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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루트 클뤼거 『삶은 계속된다』

 

“어느 유대인 소녀의 홀로코스트 기억”

 

  이 책은 2차대전으로 인해 열한 살에 수용소로 강제로 보내진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스럽게 『안네의 일기』가 연상 되지만, 이 책은 그와 다르게 오늘까지 살아남은 작가에 의해 쓰여졌다. 이야기는 2차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빈에서부터 수용소, 독일, 그리고 뉴욕에 정착하는 과정이 시간 순으로 진행된다.

  ‘삶은 계속된다.’는 책의 제목처럼 주인공과 주인공의 엄마, 수용소에서 가족이 된 친구가 그야말로 처절하게 삶을 이어간 흔적을 그리고 있다. 다른 책과 다르게 훨씬 더 몰입이 되었던 이유는 단순한 과거의 서사가 아니라 마치 누군가가 말했던 것처럼 현재와 과거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현재에 삶을 이어가는 저자가 지나 온 과거가 연속성을 갖고 이어지게 됐는 지에 대해 말하면서 어떤 면에선 날카롭고 차갑게, 어떤 면에선 아주 뜨겁고 단단한 어조를 갖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다른 한가지는 ‘여성’으로서의 기억이 서술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족 안에서, 수용소 안에서 그리고 탈출 후 사회에 자리 잡으면서 저자는 전쟁의 참혹한 피해자인 유대인인 동시에 역사 서술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기억을 꺼낸다. 역사를 단순한 지식으로 접할 때 쉽게 간과 할 수 있는 부분이 섬세하게 쓰여졌다는 것은 이 책이 홀로코스트 문학인 동시에 특정 관점이 담긴 역사서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피해자에 대해 짐작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거기에 ‘감히’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겠다. 그럼에도 그 이야기를 마주해야 하는 이유, 특히 마지막 문장인 ‘괴팅겐 친구들에게 - 이 독일 책을 전하며.’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야 할 것 같다. 생각 나는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에.

 

* 희망을 품는 것은 의무였다. - 133쪽, 제2부 수용소 

* 그러나 적어도 자극을 받기 바란다. 성벽 안에 진을 치고 앉아 있지 말고. 이것이 여러분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여러분이 자와 컴퍼스로 깔끔하게 그어놓은 어떤 틀 안에서만 여러분과 상관있다고. 이미 시체더미 사진들을 견뎌냈고 공동의 책임과 동정심에 관한 여러분의 책무를 다했노라고 덮어놓고 말하지 말라. - 180쪽, 제2부 수용소

 

 

<이 리뷰는 블로그 리뷰어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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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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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수호하는 것이 법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신선한 충격과 함께 법에 대해 이전과 다른 시야를 갖게 된 것이 저자의 『헌법의 풍경』 읽고 나서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 만난 저자의 책은 여전히 나에게 다른 무언가를 가져왔다. 이 책은 부제가 특히 흥미로웠다. 예외인 순간도 있었지만 어쨌든 행정, 입법, 사법의 공권력 중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해당하는 것은 사법, 즉 법률가들이 속한 직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23쪽)

 

저자는 프롤로그에 밝힌 것처럼 해방공간부터 등장하는 법률가들과 그 때 만들어진 법조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방공간의 법률가들이 해방과 동시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기에 일제시대부터 활동했던 법률가들과 제도들이 먼저 서술되고, 해방 이후에 법률가들은 어떻게 활동하고 사라졌는지 주요 사건들과 함께 담겨있다.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알고 있음에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주요 사건에 깊숙이 관여 되어 있는 법률가들의 이야기들은 역사의 비어있는 퍼즐 조각을 찾은 것 같았다. 특히 광주학생항일운동과 만주사변 이후에 법을 공부한 국내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고, 어떻게 일제의 제도권에 편입되었는 지에 관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생생하기도 하고 흥미로웠다. 법률가인 개인으로 서기보다는 시대에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휩쓸렸던 사람들과 그럼에도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의 일대기를 입체적으로 풍부하게 서술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노고가 느껴졌다. 서평단에 참여하여 샘플북으로 4부의 ‘위조지폐’ 사건까지 읽었지만, 근현대사를 법률가라는 렌즈로 자세하게 들여다 보기에도, 지금의 법률가들이 과거에 어떤 역사를 갖고 있었는지 알기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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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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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사전서평단에 선정되어 정세랑 작가의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중 「옥상에서 만나요」를 먼저 만나게 되었다.

 

소설은 1인칭시점으로 진행된다. 마치 독자에게 말을 걸 듯이 미주알고주알. 이건 마치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느낌이었는데, 통통 튀는 문체에서는 역설적으로 희망 없이 구석으로 몰아치는 절규가 느껴졌다. 주인공은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언니들에게서 비기를 전해 듣는다. 나는 책을 덮고 앞 뒤의 표지의 그림을 살폈다. 내용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그림. 아무튼 그 비기의 결과가 언니들과 같은 것 이었으면 솔직히 나는 조금 실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다, 언니들을 살게하는 도피처를 폄하할 순 없지. 주인공을, 그리고 숨 막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나를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비기 이후의 일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쯤에 다다르자 이 책의 청자를 알게 됐다. 그리고 거기에 이 책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우리가 겪는 수 많은 부조리가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는 내가 아니라 나의 다음 사람을 위함이라는 것을.

 

“너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모든 사랑 이야기는 사실 절망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그러니 부디 발견해줘. 나와 내 언니들의 이야기를. 너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기이한 수단을.

옥상에서 만나, 시스터.“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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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코스모스 - 우주의 음악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자의 찬란한 지적 여행
스테판 알렉산더 지음, 노태복 옮김 / 부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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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The jazz of physics』로 이론물리학자이자 재즈 음악가인 저자의 물리학과 음악에 대한 연구 여정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두 분야가 ‘유비’의 방법으로 서로의 원리를 탐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학적 방법으로 물리법칙과 나아가 우주에 대한 신비를 증명하기 이전에 직관에 의한 추론을 하거나 가설을 세우는데 재즈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반대로 음악을 물리학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요약하자면 굉장히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고, 진입 장벽이 느껴질 수 있지만 읽어보면 이론 그 자체 보다는 저자의 발자취에 더 감탄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대학에 진학하고 박사 과정을 지나며 물리학에 매진 하는 동시에 음악을 사랑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한 저자는 말랑말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딱딱한 개념을 소화하도록 돕는다. 그렇다고 수식이 전혀 없는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귀띔’한 아래의 문장을 믿고 계속 읽다 보면 독자도 재즈와 물리학이 공명 하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현대 물리학의 많은 영역, 상대론적 우주론 그리고 음악 이론을 탐구하지만, 그런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지는 않다. - 들어가며 中 19쪽


책은 물리학의 발전 과정, 현재 연구적인 이슈 그리고 음악 이론들이 끊임 없이 나열되며 많은 지식을 주기도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공명을 주었던 것은 자신과 주변을 알아가기 위해 시간을 지나온 많은 연구자들과 똑같이 저자도 본인의 시간을 치열하게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의 지적 희열과 심적 열정을 엿본 느낌이 들었고, 나에겐 어떤 것들이 ‘유비’를 가져다 줄 지 찾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떤 과학 발견이든 그 이면에는 사람들 및 그들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 나오며 中 284쪽

재즈를 물리학과 조화시키려는 나의 여정은 어떻게 소규모 물리학자 집단이 재즈 정신에 따라 나를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 아울러 내가 그들과 함께 물리학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내 한계를 뛰어넘도록 자극했는지 보여 주는 산 증거다. - 나오며 中 288쪽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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