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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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수호하는 것이 법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신선한 충격과 함께 법에 대해 이전 다른 시야를 갖게  것이 저자의 『헌법의 풍경읽고 나서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 만난 저자의 책은 여전히 나에게 다른 무언가를 가져왔다.  책은 부제가 특히 흥미로웠다. 예외인 순간도 있었지만 어쨌든 행정, 입법, 사법의 공권력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해당하는 것은 사법,  법률가들이 속한 직군이기 때문이다.

 

 책은 바로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23)

 

저자는 프롤로그에 밝힌 것처럼 해방공간부터 등장하는 법률가들과   만들어진 법조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방공간의 법률가들이 해방과 동시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기에 일제시대부터 활동했던 법률가들과 제도들이 먼저 서술되고, 해방 이후에 법률가들은 어떻게 활동하고 사라졌는지 주요 사건들과 함께 담겨있다.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알고 있음에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주요 사건에 깊숙이 관여 되어 있는 법률가들의 이야기들은 역사의 비어있는 퍼즐 조각을 찾은  같았다. 특히 광주학생항일운동과 만주사변 이후에 법을 공부한 국내의 람들이 어떻게 생활했고, 어떻게 일제의 제도권에 편입되었는 지에 관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생생하기도 하고 흥미로웠다. 법률가인 개인으로 서기보다는 시대에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휩쓸렸던 사람들과 그럼에도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의 일대기를 입체적으로 풍부하게 서술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노고가 느껴졌다. 서평단에 참여하여 샘플북으로 4부의 ‘위조지폐사건까지 읽었지만, 근현대사를 법률가라는 렌즈로 자세하게 들여다 보기에도, 지금의 법률가들이 과거에 어떤 역사를 갖고 있었는지 알기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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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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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사전서평단에 선정되어 정세랑 작가의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옥상에서 만나요 먼저 만나게 되었다.

 

소설은 1인칭시점으로 진행된다. 마치 독자에게 말을  듯이 미주알고주. 이건 마치 카페에서 구들과 수다를  느낌이었는, 통통 튀는 문체에서는 역설적으 희망 없이 구석으로 몰아치는 절규가 느껴졌다. 주인공은 힘들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언니들에게서 비기를 전해 듣는다. 나는 책을 덮고  뒤의 표지의 그림을 살폈다. 내용과 너무나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그림. 아무튼  비기의 결과가 언니들과 같은  이었으면 솔직히 나는 조금 실망했을 수도 있을  같다. 아니다, 언니들을 살게하는 도피처를 폄하할  없지. 주인공을, 그리고  막히는 상황에서 다시   나를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비기 이후의 일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쯤에 다다르자  책의 청자를 알게 됐다. 그리고 거기에  책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우리가 겪는  많은 부조리가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는 내가 아니라 나의 다음 사람을 위함이라는 것을.

 

너라면 이해할  있을 거야. 모든 사랑 이야기는 사실 절망에 관한 이야기라는 . 그러니 부디 발견해줘. 나와  언니들의 이야기를. 너의 운명적인 사랑을.  지옥에서 벗어날  있게 해줄 기이한 수단을.

옥상에서 만나, 시스터.“

 

*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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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코스모스 - 우주의 음악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자의 찬란한 지적 여행
스테판 알렉산더 지음, 노태복 옮김 / 부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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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The jazz of physics』 이론물리학자이자 재즈 음악가인 저자의 물리학과 음악에 대한 연구 여정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분야가 ‘유비 방법으 서로의 원리를 탐구할  있다고 주장한다. 수학적 방법으 물리법칙 나아 우주  신비 증명하기 이전에 직관에 의한 추론을 하거나 가설을 세우는데 재즈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있다고 말하며, 반대로 음악을 물리학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요약하자면 굉장히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고, 진입 장벽이 느껴질  있지만 읽어보면 이론  자체 보다는 저자의 발자취에  감탄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대학에 진학하고 박사 과정을 지나며 물리학에 매진 하는 동시에 음악을 사랑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한 저자는 말랑말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딱딱한 개념을 소화하도록 돕는다. 그렇다고 수식이 전혀 없는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귀띔 아래의 문장을 믿고 계속 읽다 보면 독자도 재즈와 물리학이 공명 하는 장면을 만날  있다.

 

 책은 현대 물리학의 많은 영역, 상대론적 우주론 그리고 음악 이론을 탐구하지만, 그런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지는 않다. - 들어가며  19


책은 물리학의 발전 과정, 현재 연구적인 이슈 그리고 음악 이론들이 끊임 없이 나열되  지식을 주기도 하지,  책이 나에게 공명을 주었 것은 자신과 주변을 알아가기 위해 시간을 지나온 많은 연구자들과 똑같이 저자도 본인의 시간을 치열하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었. 저자의 지적 희열과 심적 열정을 엿본 느낌이 들었, 나에겐 어떤 것들이 ‘유비 가져다   찾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떤 과학 발견이든  이면에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 나오며  284

재즈를 물리학과 조화시키려는 나의 여정은 어떻게 소규모 물리학자 집단이 재즈 정신에 따라 나를 받아들일  있었는지아울러 내가 그들과 함께 물리학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한계를 뛰어넘도록 자극했는지 보여 주는  증거다. - 나오며  288 

 

*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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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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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알제리와 프랑스를 오고  주인공 ‘베르칸 시점을 따른다. 그러나 시점이  마다 옮겨 다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입체적이다. 그리고 시공간을 완성하는 알제리의 비극적인 역사가 배경이 된다. 그는 프랑스에서 알제리로, 홈랜드(Homeland) 돌아오지만 단어와는 상반되게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간다. 그리고 글을 써내려 간다.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질  있는 독자는 주인공의 자전적 소설인 ‘청소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다소의 의문이 풀리지만 오히려 주인공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의외의 결말을 만나게 되는데, 오히려 다양한 주변인물을 시점으로 서사가 완성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

 개인의 삶이 역사를 관통하는 것일까, 아니면 역사가 개인의 삶을 관통하는 것일까?  물음에 대한 답이 모호해   가장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바로 문학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런면에서  책은 오랜만에 만난 흥미로운 답이었다고 생각한다. 독립전쟁과  이후의 내부에서 일어난 정치적 갈등들.  책을 읽는 내내 알제리의 역사에 비추어진 우리의 역사가 생각났다. 그리고 작가가 숨결을 불어 넣어준 등장 인물들의 고뇌가 멀리 있지 않음이 느껴졌고, 그것이  작가가 오랫동안 노벨문학상에 회자되어온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이것이 3세계 국가에서 일어나는 기억력 마비의 운명 아니던가? 마치  장소에 새겨진 고통의 기록이 검인 도장 이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듯하다. 80

- 나는  미래라는 논거에 대해 프랑스어로도 아랍어로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그래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202

- 그런 것일 게다. 청춘기란, 아직까지 결정된 것도 없고, 활짝 열린 길도, 돌이킬  없는 약속도 없다. 잠시 동안은, 아직까지는 어중간한 시기다. 210

- 나는 예전처럼 가만히 쳐다보기 위해 돌아온건가? 바라보며 찍어지는 고통을 느끼기 위해? 214

- ‘어쩌면 형의 귀향에 관한 수수께끼가 이렇게 해서 풀릴지도 모르겠군. 고독 속에서, 형은  글을 쓰려고 했을까?’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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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99
줄리아 피어폰트 지음, 만지트 타프 그림, 정해영 옮김 / 민음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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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페미니스트는  명인지 헤아려보았. 그러고 나니  책을 읽어야  이유가  분명해졌.

 

-  책은 자신에게 부과된 역할을 보란 듯이 비웃 넘긴 여성들에 관한 책이다. 12

 

위의 문장에서 말하듯  책은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의 행동으로 세상에 내놓은 여성들 99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각각의 챕터에서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이유는 저자가 서문에 밝힌 것처럼 짧은 전기의 나열이 아니라 생생한 일화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글과 함께 자리한 일러스트는  책을  반짝이게 해준다.

 

 속의 인물들은 세계와 시대를 넘나든다. 그리고 그녀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였다. 내가 나답기 위한 행보가 무언가에 가로 막혔을 , 그녀들은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다. 그리고  길은 역사가 되고 현재가 되었다. 삶의 방향 설정을 위해 인물과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그것은 확신과 용기를 갖기 위함이다.  책은 인상적인 장면을 바탕으로 그런 영감을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 챕터, 100번째 페미니스트는 빈페이지이다. ‘당신이 추천하는 페미니스트 누구를 넣어야 할까?   책은 마무리까지 나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욱  기울이게 해준다.

 

 

- “우리는 인생의 강을 헤쳐 나가면서, 노를 젓지 않으면 움직일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6

-  역사학자가 말한 것처럼, 히파티아의 살해 사건은 “지성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몰락을 보여주는 전조였다.” 75

- 웰스의 사명은 사람들이 그것을 똑바로 보게 만드는 것이었다. 169

- “ 남자 옷을 입는  아니에요.  옷을 입는 거죠.” 179

 

*  서평은 서평단 참여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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