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때...그걸 아름다움이라 말 할 수 있나.'죽음보다 눈부신 아름다움에 대하여'죽음이 눈부실 수 있단 말인가.저 말도 내게는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이렇게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내가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를 좋아하는건 내가 그럴 수 없는걸 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미시마 유키오는 한국 독자들에게 '금각사'로 잘 알려진 작가이지만, 그의 서늘함은 이 책에 실린 단편들에서 날카롭게 보여진다. 오직 아름다움만을 절대적 가치로 삼는 그의 탐미주의적 시선은 문장마다 박혀 있다. 미적 긴장감이란 이런것일지도 모른다.그에게 '아름다움'은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압도하고 때로는 파괴하는 치명적인 힘일까.표지를 장식한 강렬한 '꽃'의 이미지처럼, 그의 소설 속 아름다움은 늘 '잔혹함'과 궤를 같이 한다. 가장 화려하게 피어난 순간에 파멸을 예감하게 하거나, 극도의 추함 속에서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길어 올리는 그의 방식은 나를 당황하게 하면서도 그의 글을 좋아하게 만든다. 생명의 절정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는 작가의 감각이라니. 소멸을 전제한 '눈부심'이란 불나방 같은 느낌이다.작품 속 인물들은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기도 한다. 그것은 현실의 흐트러진 생존보다 각 맞춰 정리된 완벽한 미학적 순간을 선택하는 행위이다. 이 단편선을 읽는 행위는 마치 그의 위태롭고 잔인한 아름다움 앞에서 때로는 살아있다는 사실보다 아름다운 환상 속에서 멈춰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지도..."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은 칼날 위에 서 있고, 그 눈부심에 눈이 멀 때 비로소 우리는 진실을 마주한다."▫️사라져가는 그 혼을, 기이하게도 살인자의 칼날이 힘껏 떠받치고 있는 듯했다. 그 떠받침 속에는 더없이 냉혹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이제, 도자기를 방불케 하는 하얗고 작은 턱이, 어둠의 밑바닥에서 박꽃처럼 떠올랐다._ p.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