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한 장처럼 -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이해인 수녀의 시 편지
이해인 지음, 오리여인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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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처럼 어여쁘고 어여쁜 책.
화려한 장미가 아닌 어쩐지 풀꽃같은 느낌이 드는것은 우리의 일상에 대한 위로로 이 책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해인 수녀.
그분의 글인것 만으로도 세상 위로를 다 받은듯한 기분인 것은 글에서도 그분의 성품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서다.

몇해전 동생이 선물해준 묵주가 이해인 수녀님께서 주신거라 내게는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사람의 아름다운 성품은 스친 물건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것을 그것을 통해 알게된 나는 그분의 글에서도 그분의 성품으로 위로를 받는다.

삶이 힘들면
무지개를 생각해요
언젠가 수녀들과 베란다에서
함께 환호하며 올려다본
하늘 위의 무지개
평소에 잘 웃지 않는
무표정한 수녀들도
그날만은 활짝 웃는 게
나는 신기했다
나의 삶이 감탄사를 잃었을 때
무지개 감탄사를 떠올리면
행복해진다
_ p.50

작은것에도,
우연한것에도 기뻐하며 감사할줄아는 삶은 내면을 아름답게하고 단단하게한다.
나는 일상을 살며 얼마나 감사하며 사는가에 대한 생각과 이 세상이 주는 아름다움을 얼마나 느끼고 그것을 기뻐할줄아는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더 힘든 일이 오더라도
희망을 버리진 말아야지
오늘도 결심하면서
달콤한 허브 사탕 하나
입에 물고
창문을 여는
이 순간의 작은 기쁨을
어떻게 선물로 만들까
즐거운 궁리가 많아지네
_ 〈코로나19의 선물〉 중에서


팬데믹.
지금도 계속되어지고 있는 이러한 상황들에 '즐거운 궁리' 를 하는건
속없는것이 아니라
지혜로운것임을 안다.

오늘의 이 한권의 향기로운 책이
오래도록 나의 일상의 위로가 되고,
아름다움이 되고,
기쁨이 되는,
잔잔하지만 내 마음 가득한 글이였음을 고백한다.

향기로운 꽃잎 한 장 처럼
따뜻하게 마음을 녹이는 이 글들을 사랑한다.


🔹️본문중에서

🔸️꽃잎 한 장 처럼🔸️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자신의 아픔과 슬픔은 하찮은 것에도 그리 민감하면서 다른 사람의 엄청난 아픔과 슬픔엔 안일한 방관자였음을 용서하소서.
저 아닌 그 누군가 먼저 나서서 해주길 바라고 미루는 사랑의 일을 제가 먼저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하여 저의 이기적인 시간들이 사랑 안에서 이타적인 시간으로 조금씩 변모될 수 있도록 오늘도 깨어 있는 노력을 다하게 하소서.
_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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