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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자들의 브런치
정유나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보라빛의 책 표지가 이미 모든것을 말해주는듯 반짝거렸다.
짧은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마치 내가 그가 되고, 그녀가 되기도 하며, 어린왕자가 되었다가 소녀가 되기도 하는.
글을 읽으면서 몽환적인 보라빛이 나에게 스며들게 되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림을 마주 하는 직업을 가졌다.
그러기에 여러 그림을 그리는 어떤이들을 마주 하게 되는것이 일상이다.
마침 이 책을 읽을때에 아주 몽환적인 작가의 그림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몽환' 꿈속에서 그것을 대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느새 책의 작가가 쓴
'너와 네가 겹치면 우리의 색이 아름답다' 라는 글을 이해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내가 되는듯한 느낌을 가지고 그 인물들이 그려내는 색을 감상 했다.
일상적이면서도 가볍게, 그리고 공감을 나누며 읽기 좋았던 '외로운 자들의 브런치' 는 섬세한 필력으로 읽는 독자를 사로 잡는듯 하다.
삶이라는 그 속에서의 용기,
그리고 외로움,
타인으로 부터 받는 시선들,
그것으로 부터오는 강박관념들,
복합적인 감정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여러색을 보여주는 우리의 삶, 일상의 이야기를
내가 되어 보여주는 그런 책이 아니었나 한다.
자신의 글을 훔친다는 저자의 말을 따라 오늘 나의 이 감정들을 다시 훔칠 수 있는 시간이 오면 다시 이 책을 꺼내어 읽어 보리라.
🔹️본문중에서
“고난은 붉은 장미가 발끝에서부터 타고 올라와 가시 돋친 줄기로 몸을 옥죄어 오는 것과도 같다.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아름다움이니, 살이 찢기는 고통은 방관자의 눈살을 찌푸리게만 할 뿐 소용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 그래서 무성하고 탐스러운 장미꽃이 피어있는 곳을 게걸스럽게 탐닉하며 몸을 기울인다. 그 이야기엔 고난과 슬픔과 사랑과 권태가 묻어있다.”
_ p.42
“언젠가 옅어질 것들, 그것들의 냄새와 색은 내게 잔상으로 남아있다. 그 잔상에 혀끝을 가져다 대는 게 내가 할 일. 잔뜩 묻어난 별 부스러기들은 내게 녹아든다. 그런 일들이다. 내게 펼쳐지는 것들은. 나의 조각, 나의 일부, 나의 전부. 그래서 나는 뿌리내리지 않으면 사라질 것들을 위해 오늘도 기도한다.”
_ p.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