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남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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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작은 호의를 주고 받으면서 그렇게 힘을 얻게 되어 살아가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여행가의 이야기다. 코로나19로 세상으로부터 발이 묶인 2년.
그 동안 가까운 곳에서의 일상과 사람을 관찰한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나는 여행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여행이란 지금 있는곳으로 부터 멀리 떨어져 어디론가 훌훌 털어버리듯 가는것이라 여겼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 바뀌였다.
가까운곳으로의 여행.
일상속에서의 관찰로 부터 시작되는 여행.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오는 따뜻한 사람들의 호의.
그것을 느끼는것도 여행이구나 싶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느끼면 가까운곳도 새로운곳 처럼, 또는 잘알던곳도 내가 그립게도 가고 싶었던 여행지 처럼 느껴질 수 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그것은 삶은 여행이라
그 여행길에서 마주친 여행객들과의 따뜻한 호의로 얻어진 선물같은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이 여행에세이로 특별한것은
일상에서 주는 소소한 부분부분들이 여행의 감성을 소환하고 거기서 우리는 여행의 고픔을 달랠 수 있게 되는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딜 멀리 떠나 전혀 다른 경험을 해야지만 그것이 여행이라 생각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인생 그 자체가 여행이 아니던가.
소소한 그 여행의 향기 속에서 나는 살아가는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이 인생의 여행지에서 나에게 주는 주변인들의 호의는 참 필요한 부분이며 위로이고 감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 또한 저자 처럼
'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본문중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뜨거운 불이기보다는 따뜻한 온기가 되고, 서로로 인해 각자 쌓아온 생각의 성이 무너져 세계가 더 넓어지고,
서로에게 기대어 더 용감해지고 착해지며,
기쁨과 웃음만이 아니라 슬픔과 눈물도 끌어안으며,
격정보다는 연민으로 서로를 품고, 내일을 계산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오늘을 충실히 누리며,
있는 힘껏 다정함으로 서로의 삶을 충만하게 채우는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_ p.72

일상 속에서 여행자의 감수성을 소환해낸다.
산책을 하다 늘 걷던 길이 아닌 처음 가는 길로 방향을 바꿀 때,
서점에서 내가 모르는 저자의 책을 넘겨 볼 때,
동네에 새로 문을 연 카페에서 첫 커피를 주문할 때,
그 모든 순간이 내게는 여행의 순간이다.
_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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