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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원하는 아이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0
위해준 지음, 하루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평점 :
▫️나에게도 예쁜 두 아이가 있다.
세상 모든걸 다 주어도, 내것을 다 내어준다 해도 아깝지 않을 내 아이라도 '아... 정말 왜이러지?'
하는 순간들이 있다. 아니, 많다.
만약 우리 아이의 내 기준 마땅치 않은 성격을 완벽한 성격으로 바꿔주는곳이 있다면?
짜증을 잘 내는 아이를 항상 밝은 아이로 바꿔주는곳이 있다면?
죽어라고 책 안 읽는 아이를 차분히 앉아서 책을 보는 아이로 바꿔주는 곳이 있다면?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 말문을 닫은 열두 살 주인공이 ‘완벽한’ 아이로 만들어 준다는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 에 보내진다.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에서는 원하는 성격으로 목적에 맞게 어린이들의 성격을 바꾸어 준다. 성형 수술로 외모를 바꾸듯 성격을 바꾸는 것이다.
수줍음이 많아 고민이면
‘레드 버튼’을 장착해서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바꾸어주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면
‘옐로 버튼’을 장착해서 사교적인 아이로 바꿀 수 있다.
돈을 더 많이 내면 어린이의 진로와 인생 방향까지 맞추어 맞춤 버튼을 설계해 준다.
맞춤 버튼만 있으면 어떤 아이라도 부자, 유명한 사람같이 ‘남들보다 나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그 아이가 원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속에서 주인공은 여러 에피소드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하는 순간을 알게되고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 “나를 위해 설계한 맞춤 버튼을 시뮬레이션해 봤어. 원래의 나보다 목적의식도 분명하고, 인내심도 강하고, 춤도 더 잘 추고, 멋지더라. 근데 그건 내가 아니잖아. 그렇게 만들어지는 건 싫어. 내 힘으로 더 나아지고 싶어.”
- p.69
▫️우리 첫째아이가 12살이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를 읽고
"엄마, 저는 음.... 완벽한 아이가 되고 싶을 수 도 있을것 같아요. 저 버튼들이 아프지만 않다면요."
그럴수도 있을것 같았다.
그러고는 가만히 있다가 책을 나한테 주면서 하는 말이
"걔(주인공)가 정신성형을 거부한 이유를 알것 같아요. 그 이유는 현실세계에는 이런 정신성형을 해주는곳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자기 성격 그대로 씩씩하게 살아보라고 그런것 같아요."
다 컸다.
그런 아이에게 나는
"응, 씩씩하게 잘 살아봐. 근데 숙제 언제 할거니?"
멋쩍게 웃으면서 지금 숙제를 하겠노라 하면서 제 방에 들어가는 아이를 보면서 생각했다.
'해야할 일을 미뤄놓고 제 볼일만 보는 아이지만 책을 보고 저리 말해주니 참 멋진 아이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를 읽고
아이가 아이 스스로 자기의 성향에 맞게 잘 자라도록 격려해주고
가끔은 열심히 딴짓을 하는것도 격려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이를 바꾸려 하지 말고 부모인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너무 좋았던 이 책을 같은 상황에 있는 초등생 가정에 꼭 추천한다.
📖 그래, 이번에도 엄마는 내 선택을 믿어 줄 테니 값비싼 맞춤 버튼을 포기했다고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모두가 원하는, 모난 데 없는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뾰족하고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뜨거워지는 나를, 엄마 아빠는 꽉 안아 줄 것이다.
_p.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