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 박완서 이해인 정현종 등 40인의 마음 에세이
박완서.이해인.정현종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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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이라 불리는 백그라운드 음악은 우리가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영상 매체에 있어 그 속의 감정과 모습 기분 등을 표현할 때 더 풍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드는 음악이다. 예전들의 영상에 비해 요즘은 그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주인공들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그 모습을 뒷받침해주는 장소와 노래 등의 비중이 날로 커지는 이유는 그만큼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을 최대한 끌어 올려 시청자가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하나 몇 가지의 추억을 안고 살아가는데 그 모습들은 자신의 행동으로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의 모습들과 풍경들로 이루어져 자신의 행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보다는 그 곳의 모습들을 먼저 떠올린다.

파스텔 톤의 무지개 떡 같은 먹음직스런 모습으로 책을 손에 들었다. 책표지가 매우 인상적이다. 여러 가지의 색이 조화롭게 하나의 모습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있다. 꼭 따뜻한 느낌, 은은한 모습에서 봄 내음을 맡는 것 같다.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저마다의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들려주는 이 책은 마치 누군가를 향한 메아리 같다. 들릴 수도 듣지 못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 그래서 그 글 속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전하기 위해 계속 외치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자신들의 지나간 추억들이 하나씩 쌓여 그것이 거름이 되고 그 위에 새로운 기억들과 경험들과 모습들이 새로이 태어나 또 하나의 지금의 자신들을 위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삶은 순환하고 시간은 강물처럼 흐른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추억들을 거름 삶아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 모습들에서 나는 그들의 봄 내음을 맡고 있다 느낀다. 하나의 꽃 내음으로 그 계절의 향기라 말 못하듯 개나리, 철쭉, 이화, 벚꽃, 풀 내음 등 이 모든 향기가 섞어 만들어 낼 수 있는 그 봄 내음을 맡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습들 추억들을 더듬어 가면서 만들어 진 에세이이다. 자신이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습들, 추억들이 하나의 책 속에 소소하게 녹아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거나 다른 모습으로 기억된 모습, 그 모습들을 자신만의 기억 속의 각기 다른 이미지를 자신만의 색깔로 색칠을 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여러 사람의 여러 모습의 에세이라 그런지 많은 내용이지만 그 내용 하나하나 마다 저마다의 고유 색깔로 칠해져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미소지울 수 있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천천히 읽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끝을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 들이다. 유명하다고 글을 잘 쓴다고 좋은 글들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으로서 낼 수 있는 향기를 듬뿍 담고 있었기에 좋은 글들이라 생각된다. 그러한 글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바라본 스포트라이트 속의 인물들이 아닌 소주 한잔 걸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들을 느낄 수도 있었기에 거부감 없이 조용히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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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미궁호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6
야자키 아리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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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돼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 내 손에 들어왔다. 크리스마스의 돼지돼지 이후 우리나라에 선보인 두 번째 작품이지만(내가 알기론 그렇다...) 일본에서는 이 시리즈가 12권이나 출간이 되었다고 한다. 호스트(?)돼지돼지씨도 있다니 이분 꽤 알바를 많이 하는 돼지돼지씨인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을 처음 접하고 읽다보니 생김새에서 한 번 웃게 되고 생김새와 다른 진지한 모습에서 또 한 번 웃게 된다. 이번에는 그랜드 호텔의 버틀러로 그의 위장취업(?)은 시작되었다. 눈치 빠른 사람들 외엔 그의 모습을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지만 그래도 그는 호텔의 어딘가에서 직원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엄연한 버틀러이다.

이 이야기는 봄 이야기인 『인형의 밤』으로부터 시작된다. ‘스기야마 오리’가 가정사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일인 꽃집을 동생과 운영하며 지낸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동창으로부터 우연찮게 연극 연출 제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결정을 못 내리고 우물주물 하게 된다. 한 지역의 벚꽃축제 20주년 행사에 지역민들을 배우로 내세워 연극을 하게 되었고 그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이 연극에 그녀는 유명한 연출가 ‘스자쿠 미야비’의 보조로서 그의 일을 보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연극 일을 그만 둔지도 오래 되었고 그 일을 할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견학 겸 잠시 참석하게 된 모임에서 돼지씨를 보고 얼떨결에 승낙을 하게 된다. 이로서 연극을 위한 시간이 1년 정도 남았을 무렵, 그 1년이라는 시간동안 계절별로 하나씩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연극을 위한 또 다른 봄이 찾아온다.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읽어 나가다보면 계절별 이야기들이 그렇게 유쾌하거나 즐거운 일들로 이루어 진 것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냥 하나같이 그냥 평범한 이야기들, 오리와 같이 가정사에 문제가 있거나 부인과 이혼한 후 자식과 소원해져 그 관계를 풀어나가고자 연극에 깜짝 지원한 우도 겐이라던지 가나에와 같이 남녀관계에 문제가 생겨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훈훈함과 왠지 모를 위로와 위안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변엔 언제나 돼지씨가 있었다. 그래서 이 모든 일들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도 돼지씨이다. 왜 이 돼지씨로 인해 훈훈해 질 수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야기들의 정점이라 생각된 겨울이야기 『앨리스의 미궁호텔』이다. 나는 독자가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을 작가가 이 장을 통해 대답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장에서 인간이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았을 때 보이는 정상적인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왜 많고 많은 연극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하나인 [오셀로] 인가? 이 책의 끝은 분명 달콤한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위로와 위안을 주는 책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에 왜 비극을 주제로 한 연극을 한다는 것일까? 그리고 왜 악역인 이아고의 역을 돼지씨가 맏는 것일까? 그것은 첫 장에서 연출가 미야비가 한 말이 있다. 그것은 ‘의외성’이 관객을 주목 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담 의외성 그것이 비극과 무슨 상관관계 일까? 여기의 대답이『앨리스의 미궁호텔』의 장에 나타난다. 호러작가인 ‘구마노이’가 글을 쓰기 위해 호텔에 투숙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돼지씨를 발견하고 무서움을 느끼며 그 느낌을 살려 글을 쓴다. ‘나는 컴퓨터 옆에 엎드려 있었다. 틀렸다.........하나도 안 무섭다. 이거, 호러가 아니다. 훈훈하지 않나.’(p134), ‘나는 역시 컴퓨터 옆에 엎드려 있었다. 역시 안 무섭다...... 왜 꼭 이렇게 귀여워지는 걸까.’(p137) 돼지씨를 호러주인공으로 만들려다 번번히 실패하는 ‘구마노이’, 그는 자신이 바라본 돼지씨는 공포와 무서움을 주는 봉제인형이다. 하지만 글로써 그를 표현하니 귀엽게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돼지씨가 비극의 주인공이 되면 그 작품은 비극이 아니라 희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여러 가지의 이야기들을 접하다보면 하나의 공통된 특징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식적으로 납득 불가능한 상황을 보게 된다면 자신의 상황을 신경쓰지 않게 되는 그 순간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 돼지씨의 능력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힘들더라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관심을 돌려 자신의 처한 상황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돼지씨의 마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이 훈훈하게 이야기 되는 것이다.

장소적 배경과 돼지씨, 연극이라는 3가지의 연결고리가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옴니버스식의 이야기로 비춰 질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읽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 가닥의 이야기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실 ‘이 책이 정말 재미있다.’, ‘ 웃겨 죽을 것 같다.’ 이런 느낌 부류의 책은 아니다. 분홍색 봉제인형이 한 호텔의 직원이고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인다.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이며 허구가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얼마 되지 않아 책 속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레 비상식적인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왜 그런지는 책을 읽어 본 사람만이 알겠지만 나는 그렇게 돼지돼지씨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그가 늙어서 주책맞아도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은근히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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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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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권을 끝으로 이야기 마무리의 허전함을 느끼며 책을 덮은 지 몇 일만에 3권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마 요미우리신문에 난 기사를 보았던 것 같다. 사실 2권의 마무리는 끝이라는 생각보다 뒷이야기가 더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덮었을 당시 아쉬웠었던 것이 사실이다. 뭐 아쉽다기보단 찝찝한 마음이 더 컸다. ‘이대로 이야기가 끝나면 안되는데’라는 마음에 더 동했을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뒷간 갔다가 제대로 일처리를 못하고 나온 기분으로 2권을 덮게 만들었었다. 그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의 기다림을 견디고 드디어 3권을 마주 할 수 있었다. 가혹하고 가혹한 시간이었다. 1년의 터울이 그 가혹함을 더했다.

책을 마주하는 입장에선 끊김 없이 이어져 나가고 그 끊김은 종결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가혹하다는 마음 밖에 들지 않았다. 어쩌면 집착일 수도 있고 좋은 말로 애착일 수도 있다. 그러한 마음으로 3권을 받아드는 순간 마냥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3권을 마주한 순간 잠시 곤란함을 겪었었다. 아오야메와 덴고의 이름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우시카와라는 인물은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시카와가 누구인지 2권을 들고 헤메고 있었다. 몇 장 들추다가 알았지만 우시카와라는 인물이 3권의 전면에 배치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에겐 오로지 아오마메와 덴고만 있을 뿐이데, 마주하는 순간의 당혹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래서 글이 끊기면 맥 끊기듯 기억을 한참 더듬어 나가야 한다. 작가의 의도된 기억력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고 싶은데 1년은 솔직히 좀 힘들었다. 기억의 갭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과정이 한참동안 반복되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새록새록 떠오르는 모습들에서 조금의 위안을 받을 수는 있었다.

우시카와가 아오마메를 쫒고 있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3권의 이야기는 앞선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른 시점으로 시작되었다. 화자가 한명 늘어 있다는 것도 있지만 아오마메와 덴고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에서 제3자의 등장으로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시각은 우리가 바라본 인물인 아오마메와 덴고의 시각에서 우시카와라는 쫒는 입장으로서의 모습으로 전환되어 아오마메와 덴고의 만남을 더욱 간절히 바라볼 수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또한 그 둘에 가장 가깝게 접근 할 수 있는 우시카와라는 인물을 통해 서로에 대한 만남까지에 있어 긴장감을 형성시키고 서로에 대한 감정을 극대화 시킨다. 선구라는 집단에서는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는다 했기에 직접적인 관여를 위해 우시카와라는 제3의 인물을 등장 시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점은 새로운 임팩트로 작용해 양이 많은 이 소설에서 새로운 재미를 부과 시키는 역할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우시카와의 등장으로 더욱 긴박하게 형성되는 추격이 계속되고 그로인해 아오마메와 덴고의 만남은 어려워진다. 덴고는 아버지가 계신 병원에서 본 공기번데기 속의 여인이 아오마메라는 사실을 안뒤 그녀가 다시 나타 날 것만 같아 아버지가 계시는 고양이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아오마메는 자신의 맨션 앞 놀이터에 나타난 덴고가 다시 나타 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 자리를 벗어나질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서로에 대한 세 사람의 추적은 계속 이어지게 된다. 서로가 같은 세상에 있다는 것을 먼저 알게 된 아오마메에 대한 심적 압박감을 더해 주고 덴고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아오마메를 1Q84라는 세계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어 버리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을 두 개의 달을 바라보며 굳건히 지켜나간다.

여기까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작가의 의도된 사랑 놀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이 둘의 이야기가 책의 전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해도 좋은 만큼 재미있고 둘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한 서로의 이야기의 교차로 인해 흥미를 돋구어 준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사랑이라는 테마에 집중하다가 보니 왜 달이 두 개인지 공기번데기와 리틀 피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하다고 할 만큼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 공기번데기와 리틀 피플인가? 이 두 가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란 어렵다. 일단 근본적인 물음이 아닌 작가의 의도된 물음에 있어 어떠한 답을 찾기란 작가 이외에는 불가능 하지 않을까? 무엇이 공기 번데기를 존재하게 만들었는지 왜 리틀 피플은 공기 번데기를 만들고 있는지, 왜 그 속에 자신이 바라던 누군가가 그 속에서 새로이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1Q84를 읽으면서 많이 이야기 하는 부분이 두 개의 달이거나 공기번데기 이야기 일 것이다. 만일 이러한 이야기 자체가 단지 두 사람의 사랑이라는 주제에 국한 되었다면 왜 세계를 옮기고 무엇인지도 모르는 새로운 객체들을 만들어 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또한 아오마메의 경우는 일단 다른 세계로의 이동을 통한 1Q84의 진입이었지만 덴고의 경우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거기에 살고 있는 존재일 뿐이다. 처음부터 이 둘은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아오마메가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통해 만나게 된다. 덴고가 우연찮게 다른 세계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 두 세계에 서로가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둘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분명 만들어 질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이야기인 3권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을 것이라 생각은 들지 않는다. 분명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나는 이 책을 좋아 한다. 하지만 2권이 나올 때만 하더라도 2권의 아쉬움이 있어 3권을 내놓는다라는 말을 들었었고 3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3권만으론 무언가 많이 아쉽다는 생각들 수 밖에 없다.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하루키에 대한 책들이 유독 사랑을 받았었다. 또한 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이 책을 해설하는 책까지 출간되어 1Q84에 대한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거기에 편승해 하루키 책을 사서 읽은 경우였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었다. 간혹 공기번데기와 두 개의 달을 상상하며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이 아니기에 더욱더 신기해하며 그러한 모습들을 생각해 보았었다. 책을 책으로서 문자 그대로 읽는 사람이 나이고 그 속의 숨은 뜻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나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인가 재미있는 놀잇감을 찾았다는 생각만큼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책에 대한 생각도 책을 덮어버리면 같이 잊어버리는 사람이지만 이 책만큼은 책을 덮어도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여기서 끝이라면 화날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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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 다츠지 - 조선을 위해 일생을 바친
오오이시 스스무 외 지음, 임희경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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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해서 그렇게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므로 꼭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일본인이라는 우리의 과거사에 크나큰 상처를 준 나라에서 조선을 위해 헌신한 그 한마디가 이 책을 집어 들게 만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이 책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것이다. 단지 그 이유다.

후세 다츠지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박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를 변호한 사람이라는 단순 지나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처음 만났고 이 책을 통해 두 번째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히 박열을 통해 알고 있었던 후세 다츠지의 모습은 그냥 변호를 해주는 사람으로서 단순히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인권변호사와 조선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었다는 정도였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후세 다츠지에 관한 자서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단순히 그에 일생을 알아간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받아들고 책을 펴는 순간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거와는 사뭇다른 성격을 띠고 있었다. 강연회의 내용을 취합한 후세 다츠지를 기리기 위한 책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지만 말이다.

후세 다츠지를 알아가는데 별 무리 없는 책이었지만 조금은 실망감이 들었었다. 그의 외손자인 오오이시 스스무가 들려주는 다츠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살면서 인권변호사로서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조금은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변호사로서의 그가 맡은 사건들을 통한 그를 이야기함으로서 단순히 그의 변호사로서의 모습만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일상생활에서 사람 냄새 풍기는 후세 다츠지의 모습을 그리던 나에겐 조금의 실망감을 주었다. 또한 고사명씨가 이야기하는 내용들도 분명 자신이 조선인으로서 일본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후세 다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단지 자신이 힘들 때 후세 다츠지라는 사람이 나타남으로서 희망을 봤다라는 정도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사실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본 것은 논고 부분인데 그에 대한 간략하지만 명확하게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 부분이다. 그의 인생에 많은 부분을 조선을 위해 살아온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사실로 인해 무작정 그의 업적을 치켜세우는 것만큼 바보같은 짓은 없기에 그가 겪었던 그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서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옛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만이 존재하는 나에게 이런 일을 했던 사람도 있었다라는 사실을 주지 시켜주었다는 것이 조금은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그를 모두 안다는 것은 거짓이겠지만 그가 조선이라는 나라에 행한 행동들과 그의 존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 수 있다는 것으로도 이 책을 통해 나의 단순한 호기심은 충분히 채울 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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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조용호 지음 / 문이당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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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보여주는 음악이란 단순히 즐기기 위해, 흥을 돋구기 위해 사용된 언어의 모습이라기 보단 우리의 삶의 아픔을 대변해 주는 언어로서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음악의 특징들을 살펴보면 작가가 차용한 노래 대부분이 한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쓸쓸함 회한 아픔 등을 우리의 모습에서 느껴지도록 만들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아픔을 우리의 마음에 각인시켜주기엔 충분한 언어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음악이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음악과 소통해 가는 모습에서 음악이란 진정 사람들이 쓰는 언어라는 말이 새삼 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연우를 찾아 떠나는 그의 선배와 승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들이 겪게 되는 일상 속에서의 느낌을 음악과 더불어 만날 수 있다. 연우의 우연한 실종으로 인해 그를 찾아 나서는 아내 승미와 그의 선배라는 인물이 그를 찾아 나선다. 그가 실종되기 전 선배에게 남긴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그를 뒤를 밟게 되는 순간 연우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외형적인 연우가 아닌 내면의 연우를 발견하게 된다. 음악이 좋아 음악과 함께 살았고 음악으로 인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연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우라는 인물에겐 음악은 뗄레야 뗄수 없는 존재였고 그의 음악은 그런 그에게 귀소 본능을 일깨워 주는 존재였다.

이렇듯 이야기는 연우라는 인물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부인 승미와 선배를 불러들이고 연우의 생각을 되짚어 그들을 이해시키고 독자들을 이해시키는 모습으로 나아간다. 이 소설에서는 음악이라는 소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가장 짧고 강하게 마음속에 각인 시키는 존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쓰였던 음악이라는 존재가 조금은 어렵게 힘들게 다가 올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나에겐 민요란, 남미의 음악들이란 아직은 낯설기 때문이다. 음악은 사실 글이 주는 느낌이 강한 것이 아니라 음율을 통해 흘러나오는 리듬의 느낌이 더 강하게 와닿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나오는 음악들을 들어보고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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