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오토바이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조두진 작가의 이름을 봤을 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나름의 기억을 더듬었다. 누굴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도대체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교육방송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나오는 박두진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중학교 때 흔히 접해본 이름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기억력이 이렇게 떨어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름 기억력이 좋다고 느꼈는데 그러질 못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이름에서 부터 무언가 친근함이 들었다. 세뇌교육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작가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 만큼 책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조두진 그의 이름 석자가 내 머리 속에 새로이 각인되는 순간이다. 일본작가의 책들이 범남하면서 국내작가를 소홀히 한 탓에 우리나라 작가들이 쓰는 좋은 작품들을 쉬이 지나치곤 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국내작가의 책을 보고 싶은 생각에 이렇게 책을 들게 되었다. 특히 무언가 뜨거운 것을 바라는 마음에 [아버지의 오토바이] 선택한 것이다. 흔히 남자들은 그럴 것이다. 아버지와의 사이가 나이가 들면서 소원해 진다는 것을 그리고 그 소원해 지는 것에 대한 무언의 아쉬움을 알아가는 순간 자책을 하게 된다. 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어린 시절을 꿈꾸며 이 책을 손에 들었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걱정이 없고 내가 힘들 때 무언의 힘을 주는 존재라고 그래서 가족의 기둥이라고 느끼며 살았다. 하지만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한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내리게 되는 시기라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된 글은 당신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겪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항상 가족을 소홀히 하던 아버지라 생각했지만 당신의 죽음을 계기로 아들이 아버지를 이해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집 밖으로 살던 아버지가 원망스러워 미워했었지만 자신이 아버지가 되고 그가 남길 일기장을 보면서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일을 했었던 아버지의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로서 가장이 책임져야 할 모든 일들이 자기가 생각했었던 아버지의 존재가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 모습이였다.

자식에겐 부족한 아버지였지만 가족에게만큼은 책임을 다 하려는 아버지, 가족이 밥이 굶지 않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당신이였지만 정작 가족에게는 소홀히 해질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사람, 삶이 모순이지만 아버지에 대한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가족에게는 엄격하지만 사회에서는 굽신거리는 아버지 어떻게 보면 창피하다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내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간이고 쓸개고 모든 것을 바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미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보편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그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더욱더 이 책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일 것이다.

내가 보았던 아버지의 모습들은 오로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모습들뿐이다. 어릴 적 캐치볼을 하면서 서로 웃고 서로 감싸 안으며 지냈던 시간들과 그리 무뚝뚝하던 아버지가 군대 간 나에게 괜찮다며 위로의 이야기를 할 때에 이 사람이 나의 아버지구나 당신만큼은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람이었다. 더더욱 그러하기에 아버지를 보고 있어도 가슴이 멍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서 아버지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고 아버지가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너무 가까이 있기에 그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고 느끼진 못하지만 평소 공기가 주는 고마움을 모르듯 그의 부재에서 느끼는 존재감을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나마 알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