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겐 아무런 자격도 없어
알렉산더 맥시크 지음, 허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파리 국제학교에서 고3 문학세미나 수업을 하는 젊은 교사 윌.

그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라고 가르치는 열정적인 교사이자 학생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대상이다.

그리고 우연히 만나 그를 사랑하게 된 아름다운 여학생 마리와 그의 수업을 들으며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어버린 남학생 질레드가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이 책은 실존주의와 더불어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윌은 수업시간에 카뮈, 샤르트르, 포크너 등의 문학을 가르치며 신과 삶, 자살 등 청소년기 아이들이 생각하게 되는 여러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문답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넓혀가고 그가 이야기하는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추종자들이 되어간다.

하지만 그 역시 영웅이 아니라 나약한 인간일 뿐인지라 선생과 제자라는 부적절한 관계임을 알면서도 마리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마리가 임신중절을 하게까지 만든다. 하지만 그는 어떤 것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결국 사실이 발각되어 학교를 떠나게 되는 순간까지도 그는 나약한 인간일 뿐이었다.

아직 자신의 세계관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은 어른을 통해 삶의 길을 찾아나간다. 그 대상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인 교사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던 교사가 결국 보잘것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아이들이 느끼는 환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건을 통해 또 아이들은 배워나간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모두들 그 사실을 알기에 이상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테다. 과연 제목처럼 그에겐 아무런 자격이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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