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너무 사랑한 남자 - 책 도둑과 탐정과 광적인 책 수집가들에 대한 실제 이야기
앨리슨 후버 바틀릿 지음, 남다윤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가끔은 친구들이 책 좀 그만 읽으라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냥 책을 읽는다는 자체가 좋은거라 꼭 가져야 하는 책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인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책을 소유하려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우연히 17세기 희귀 식물서 한 권을 계기로 희귀 도서 절도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저자는 절도 사례를 수집하던 중 가장 악명 높은 책 도둑 존 길키와 책탐정이 된 서적상 켄 샌더스를 알게 되고 그들을 직접 만나며 이야기를 구성해 나간다.

자신의 돈으로 비싼 책들을 살 능력이 없던 존 길키는 자신이 일하던 백화점에서 고객들의 신용카드 번호를 빼내 전화로 값비싼 희귀 초판본들을 사들인다. 철저한 계산과 빈틈없는 솜씨로 그는 막대한 금액의 책을 훔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도둑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비싼 책들을 자신이 갖지 말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2년여 동안 길키를 인터뷰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가 왜 책을 훔치는지 알게 된다. 그는 책으로 부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책을 소유함으로써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기 때문에 훔친다. 수백권의 책이 있는 멋진 서재를 가진 교양있는 신사로 자신이 보여지길 원한다.

처음엔 책을 훔치기만 하고 읽지 않던 길키도 서서히 책을 읽기 시작하고 자신이 원하던 모습이 되어간다.

과연 책이란 것이 감옥에 드나들면서까지 훔칠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은 개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을 나는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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