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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현의 너머 (총3권/완결)
현민예 / 피크로맨틱 / 2024년 2월
평점 :
주의)교수의 성상납 알선과 부모의 학대서사 있습니다. 직접적인 폭력은 나오지 않습니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그만둔 여자, 말이 짧고 세상물정 잘 모르는 남자의 재회 이야기입니다.
현재 여자는 아트홀 콘서트 팀장으로 일하고, 남자는 성공적인 첼로 연주자가 되었습니다.
둘은 어릴 적 영재원에서 만나 잠깐 사귀었습니다.
남자는 좋은 집안의 천재 첼리스트였고 여자의 연주를 사랑하고 위로받았지만
여자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바이올린을 포기하게 되었고 포기할수록 남자의 곁에 있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늘 떠나 있는 남자에 대한 확신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를 잊지 못해 자신의 연주마저 사랑할 수 없게 된 채로 다시 돌아옵니다.
연애사만 놓고 보면 전형적으로 여자가 안돼 안돼 하다가 남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이고
젠틀한 섭남 있고 악독한 악역여캐 있고
흔하게 유세하는 가부장제 집안 속의 치정과 여적여, 원치 않았던 아이에 대한 학대 같은 것들이 나옵니다.
흔한 막장 클리셰입니다.
어떤 면들은 실제로 흔한 일이기도 하겠죠.
교수의 성상납 요구가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현실이 잠깐 저를 치고 지나갔습니다. 으으...
남자는 차분하지만 서투르게 굴어서 여자가 자꾸 챙겨줘야 합니다.
귀여워보이니 신기했어요.
마음에 대한 묘사, 특히 음악이 연계되어 이어지는 묘사가 좋았습니다.
때때로 흘러나오는 각 음악이 인물들에게 어떤 느낌을 갖고 다가오는지
마음을 어떤 식으로 일렁이게 만드는지 같은 것들이요.
심정의 은유들이 읽기 쉬우면서도 마음을 울렸어요.
작가님의 전작들을 서너편 읽었는데,
그때도 은유적이면서도 명징한 심정의 묘사와 여자 한 명을 애틋하게 바라게 된 남자의 마음이 좋았어요. 이번에도 역시 그렇네요.
여적여 관계가 나왔는데 악역 여캐들을 (남성)권력을 대리받아 처벌하는 과정이 나오지 않은 것도 좋았습니다.
한명은 예정된 수순처럼 자멸하고 다른 한명은 여주가 자연스럽게 떠납니다. 학교에서라면 몰라 이젠 피차 어른이죠ㅋㅋ
둘의 아이들한테 음악을 가르치지 않고, 남자네 집구석의 성을 주지 않은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