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마녀는 불에 타지 않는다
no5 / 도서출판 빛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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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상위 로판.

+계몽물 +역하렘 +종교적 메타포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지만 단권으로 산뜻한 전개.

호불호 취향이 갈릴 수 있으나, 이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잘 맞을 거예요. 제가 그 중의 한 명입니다.


여주 델마는 오랜 잠에서 깨어난 초월자예요.

흡혈귀, 종교적 구원자, 마녀(로 불리니까)이기도 한데요.

피를 마시는 게 므흣한 느낌을 주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제물을 받아 소원을 들어주는 형식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흡혈귀 이미지보다는 종교적 존재 이미지가 강합니다. 구원자 메타포가 제일 강했고, 화형당하는 마녀 소재도 있었기 때문에, 흡혈귀 설정까지는 과잉된 감이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남주 1 에녹은 미인 사제, 남주 2 로이드는 깜피 용병, 남주 3 파멜은 어리고 깜찍한 기사입니다.

사제인 에녹은 교황의 명에 따라 봉인된 괴물을 없애려 유적지에 갔다가 잠들어 있던 델마를 깨우게 됩니다. 에녹은 여자와 성적인 것을 혐오하나, 델마는 에녹의 얼굴이 마음에 들어 자신의 종으로 삼습니다. 델마는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남존여비 사회로 변한 세상을 흥미로워하며 둘러보기로 합니다.

델마는 은은한 남존여비 사회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제멋대로입니다. 그런 델마 옆에서 에녹은 안절부절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사회 속에서 불만을 느끼고 있던 자들이 델마에게 자극과 푸시를 받아 삶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여성조연들 한명 한명 한테서 개척정신을 느낄 수 있고, 가부장제 사회상에 대한 풍자도 엿볼 수 있습니다.

에녹은 그런 델마에게 끌리면서도 거부감을 느끼며 끙끙 앓습니다. 그 와중에 용병 로이드는 델마에 대한 흥미로, 젊은 파벨은 델마에 대한 신앙으로 일행에 합류합니다. 에녹은 질투를 느낍니다.

델마가 에녹을 남자, 남자 하고 부르니까 에녹이 경기를 일으키는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이 여자 저 여인 하는 사회에서 남자로 지칭되어 불리니까 은은하게 빡쳐하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자들은 모두 찐사랑으로, 델마를 만족시키려 노력합니다. 델마는 그들에게 매달리지 않으나, 언제나 받은 만큼 공평하게 대해줍니다. 남자 셋한테도 각각 자기 서사가 있어요. 강아지 셋을 달고 다니는 주인님 느낌. 그러나 주인님은 멋있고 자기 강아지들을 돌볼 줄 알며, 강아지들은 개성있고 귀엽습니다. 정말 자기 주인을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귀엽고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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