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이 아저씨를 만난 것도 벌써 20년 정도가 됐다. 빵모자를 쓰고 자기 키만한 바게뜨를 들고 안경 낀 눈을 동그랗게 뜬 특유의 캐릭터는 지금도 여전히 나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나뿐만이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먼나라 이웃나라>를 빼놓고 어린 시절의 독서를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그야말로 학습만화의 고전 중에서도 고전이자, 명작이다. 이원복 교수는 대체 어떻게 이런 명작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만화로 교양하라>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좋은 책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제목에 낚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연히 만화책이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책은 그 동안 이원복 교수가 <먼나라 이웃나라>를 쓰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한 생각을 모아놓은 인터뷰집이었다. 어쨌거나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제 발에 걸려 넘어진 셈이니 누굴 탓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 편하게 술술 읽어가자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오, 이 책, 의외로 재미있다. 인터뷰집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먼나라 이웃나라>를 한 권으로 압축해 놓은 듯한 느낌이다.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나라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세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짚어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시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역사 앞에 객관적이 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생각해 본다면 그 정도는 무난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실 <먼나라 이웃나라>는 물흐르듯 읽어갈 수 있는 가벼운 책은 아니다.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특징이 있긴 하지만 내용의 무게가 한 번으로는 이 책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저자 역시도 세 번은 읽어야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저자의 공력이 들어간 책이다. 하나하나 짚어가며 살펴주는 나라들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있자니 다시 한 번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뒷부분에 나와 있었던 만화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우리나라의 만화 역사는 상당히 짧은 편이고, 그마저도 얼마 전까지 일본의 만화를 베끼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발달한 만화산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만하다. 만화가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마저 생겨났다. 난 만화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웹툰은 즐겨보는 편이다. 초반에는 웹툰에 인스턴트적인 면이 상당히 강했는데, 요즘은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것도 많아지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더욱 성장하는 만화 산업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먼나라 이웃나라>를 비롯한 다양한 학습만화들이 출간되어 어린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 읽을 수 있는 수준 높은 만화들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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