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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베이비시터 ㅣ 사계절 1318 문고 65
마리 오드 뮈라이 지음, 김영미 옮김 / 사계절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은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편견 속에 성장한 내 모습이 책을 펴는 순간 산산이 부서졌다. 주인공 에밀리앵은 남자아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하는 것이 별로 특이한 일은 아닌 듯 싶었다. 특히나 베이비시터라는 아르바이트는 상당히 보편적인 듯 보였다. 우리나라와 프랑스와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흥미로운 감정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그래서 그 나이 또래의 감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공 에밀리앵은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열 여섯살의 남자아이다. 갖고 싶은 물건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어떤 선물을 줄까 고민을 하기도 하는 사춘기를 보내는 평범한 아이다. 하지만, 돈이 없는 엄마의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 주기도 하고, 잘못된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굳은 심지를 갖고 있기도 한 심성이 고운 아이다. 그런 에밀리앵은 베이비 시터를 하며 세상을 만나고, 도둑질을 밥 먹듯이 하는 소녀를 만나 엄마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의도치 않게 도둑질까지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는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치고 이 책은 분량이 상당히 적은 편이다. 어려운 내용도 없어 읽기에 부담스럽지도 않다. 하지만 청소년 시기의 고민과 작은 반항도 잘 잡아주었고,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던 고민을 하는지도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들, 예를 들면 부모와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를 한다든가, 이성 관계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생소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실 어쩌면 조금 부러웠을지도 모를 장면들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에밀리앵은 아버지가 없는 편모 가정에서 자라난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전혀 상처로 범벅된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이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제 우리 사회 속에서도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이라고 하는 것들이 무너지고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는 가정 속에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자랄 수 있는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