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마 뛰지 마 날아오를 거야 - 행복을 유예한 우리 시대 청춘들에게
안주용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먼저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그녀에게 응원을 보낸다. 결코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데서 한 켠의 부러움과 질투가 동시에 느껴지는 그녀의 삶이었다.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사회의 보수성과 관습에 너무나 익숙해져 벗어나길 두려워하는 나에게 그녀가 현재 가고 있는 길은 마치 먼 나라의 낯선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어쩌면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외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가 현재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부모님과 오랜 시간 투쟁해야 했던 일은 나에게도 마냥 다른 사람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무조건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부모님과의 싸움을 나도 겪어낸 터였다. 부모님마저 이해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주변의 어느 누구도 진심을 담아 나에게 위로를 건네지 않던 상황. 글쓴이만큼 현실과 괴리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나도 꽤 오랜 시간 부모님과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 싸움을 너무나도 솔직하게 써 준 그녀의 글에서 참 많은 위로를 받았다. 숨길 수도 있었던 이야기. 가족의 치부와 어쩌면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겪하게 쏟아내 준 그녀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꼈다. 또한, 비록 자신이 원하는 자유에서 도망가지 않는 삶을 얻어냈지만, 현실적인 문제와 부딪혀야 했던 고백도 이 이야기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에세이임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남자친구가 찍어 주었다는 사진도 꾸밈이 없다. 히말라야와 라다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사진은 구도가 전문적이지 않아도, 색감이 뚜렷하지 않아도, 심지어 모델이 짙은 화장으로 자신을 가리고 있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디자인으로 이미 신뢰가 두터운 출판사 안그라픽스의 계열인 컬처그라피에서 나온 책이라는 것도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는 데 한 몫을 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겠다.

하지만 그녀의 글에 지나친 기교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저 담백하게 쓰여졌어도 라다크의 순수함을 담아낼 수 있었을텐데, 스스로가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많은 감정을 넣으려고 한 것이 엿보였다. 그리고 이런 형식의 에세이에서 늘상 발견할 수 있는 나는 옳고, 너희는 옳지 않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사고도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런 글을 쓰시는 분들이야말로 획일화 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분들이니만큼 현실 속에서 나름의 길을 발견하려는 사람들의 노고도 너그러이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쓴이가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불행이 아님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어쨌든 처음과 마찬가지로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그녀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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