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짜리 중국여행티켓

대국굴기 중국역사기행
최대균 지음 / 푸른향기 / 2009년 12월

아직 한 번도 중국을 여행해 본 적이 없다. 수 천 년의 역사가 현대 사회 속에 살아숨쉬는 동아시아의 중심지. 그 문화가 참으로 찬란하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해서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나라. 언젠가 꼭 한 번 아니, 그 모든 땅을 속속들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곳이 바로 내가 가진 중국에 대한 생각이다. 여기 과거 역사 선생님이 쓴 중국 여행기가 한 편 있다. 퇴임 후 3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적지부터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역사의 현장까지 직접 발로 딛으며 써내려간 책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나면 중국 여행 한 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선생님답게 중국 어디를 가든 그곳의 숨겨진 야사들과 우리나라와 얽힌 중국의 비화들을 일일이 새겨넣으며 조금이라도 더 풍족한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덕분에 수박겉핥기 식의 여행기를 보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지방마다 따로 엮어두어 관심있는 지역만을 살피기에도 적합하다. 저자의 땀이 엿보이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연세가 지긋한 분이신만큼 책 곳곳에서 드러나는 고어체의 말투는 자연스럽지 못하게 느껴지곤 한다. 역사를 연구하시던 분이어서 그런지 유적과 역사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보다는 주관적인 시각으로 책을 써내려간 것도 읽으면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어디를 가든지 그 곳의 입장료와 숙박비 등을 적어놓으셨는데, 어쩌면 이 책에는 그런 부분은 어울리지 않을 듯 싶다. 그런 자료는 여행 소개지에서 보고싶은 내용일 뿐, 개인의 감상을 적은 여행기의 흐름이 그런 내용으로 인해 뚝뚝 끊길 때가 있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하지만,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이 있었다고 할까. 그래도 중국에 관심이 많고, 한 번즘 중국을 여행하고픈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은 후 방문하는 중국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