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길을 가라
로랑 구넬 지음, 박명숙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1. 제목이 참 직설적이다. 제목에서 오는 임팩트가 강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도 두말할나위없이 참 직설적이다. 가고 싶은 길을 가라는 것. 나도 진로로 고민하고 있는 입장이긴 하지만,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닌가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가고 싶은 길을 가라, 피가 끓는 일을 해라, 꿈을 꾸는 대로 살라 등등.. 누군들 그러고싶지 않을까마는 여차저차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는 것을. 이 책이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말고, 요즘 사람들의 새로운 고민이 되어버린 현실과 미래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2. 결론부터 말하자면 뭔가 아쉽게 빠진듯하지만, 좋은 책으로 꼽기에는 망설임없는 책이다. 주인공이 프랑스의 교사인 소심한 평범남과 인도네시아의 구도자라는 것 때문에 명상의 느낌이 강해(개인적으로 명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약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책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나의 몫이기 때문에 명상이 아닌 선택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사실 명상이나 내면의 문제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많이 언급되어 있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살면서 몇 번의 기회와 마주치게 될 것이고,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는 나의 선택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길을 가는데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장애물을 넘어서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장애물이라는 것이 아주 그럴듯하고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포인트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큰 장애물이었다. 삼턍 선생은 주인공에게 '안된다'는 말 듣기라는 아주 신선한 과제를 내주어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 하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돈에 대해 초연한 것이 아니라 포기한 것이라는 말은 나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었는데, 마지막날 삼턍 선생을 만날 것인가, 비행기로 떠날 것인가를 선택하며 주인공은 비로소 돈의 문제에 있어 진실로 '초연함'을 경험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우리가 원하는 길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도, 돈이 없어서도 아닌 나를 스스로 바꿔나갈 때에야 비로소 얻어낼 수 있다는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진리이다.

여타의 비슷한 책들과의 차이점을 들어보자면,
 1) 소설인 듯 아닌 듯한 느낌을 주어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씌어 있다는 점.
 2) 이 세상 누구나 겪고, 고민할 문제에 대해 삼턍 선생과의 문답을 통해 나를 대입해 볼 수 있다는 점.
 3) 문제의 해결 방법이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점. 등이다.
 

3. 나도 요즘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많은 고민과 기도 중에 있다. 어쩌면 이 책이 앞으로 내가 내릴 결정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나에게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심지어 용기와 지혜조차 없지만, 삼턍 선생의 말처럼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고, 어느 기회를 잡을 것인가는 나에게 달려있다. 그저 용기를 북돋워준 것만으로도 이 책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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