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신의 존재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예수는 없다 - 기독교 뒤집어 읽기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무교이지만 무신론자는 아니다. 신은 있다고 생각하며, 느낀적은 없지만 아마도 있을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만 그 신의 형태가 예수나 하나님, 부처님, 알라 등등의 형태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신의 경지라 함은 인간의 사고체계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더구나 그 신의 형태가 너무도 인간과 닮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뭐 가끔은 소나 다른 형태의 신을 믿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땅을 떠나 본 적이없다. 다만 TV를 통해서 그리고 가 봤다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미국이, 일본이, 영국이, 아프카니스탄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내가 우주를 봤을리는 만무하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이 있다고는 알고 있지만 나는 달에 가 본적도 없다. 그러한 나의 사고는 몹시 편협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이 넓은 우주에서 마치 나만이 유일하게 존재하고 생각하는양 살고 있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이 넓은 우주에서 사고가 가능한 존재가 오직 인간이라면 그 얼마나 공간 낭비겠는가.

외계인도 있을 수 있고 신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없다. 단지 있다고 생각할 뿐 만난적도 없고 뭔가 신세를 지고픈 생각도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을 혹은 인류를 구원해주고 뭔가 해결해줄 존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들을 만났을때 내가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왜 그들은 믿지 않는 나보다도 더 하나님과 예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냐는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있으니까 믿는다'고. 하지만 무엇을 왜 믿을까? 과연 예수나 하나님이 뭔가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테면 천당) 그들은 여전히 하나님과 예수를 믿으며 따르고 사랑할까?

이 책은 내가 예전부터 늘 생각했던 문제들을 다시한번 짚어준다. 종교인들이 말하는 신이란 너무도 인간적이다. 그들은 질투를 하며 믿고 사랑하라고 하면서 대신 천당과 내세를 보장해준다. 이것은 암만 생각해도 너무나 인간적이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신이 그렇게 인간의 사고에서 이해할 만한 무언가는 아니라고 본다. 더구나 그 신이 바라는 것이 너무도 인간적인 것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이상하기 짝이 없다. 신이 그렇게 인간적이라면, 또는 인간의 차원에서 이해 가능한 무언가라면 우리가 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건 아닐까?

책은 성경에 적힌것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을 한다. 내가 기독교인들에게 들었던 성경의 해석은 너무나도 그 글자 그대로의 해석이었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성경 조차도 신의 말씀인지 잘 모르겠다. 왜냐면 그 성경은 인간이 쓴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인간이 외국어로 쓴 것도 번역을 하면 그 뜻이 달라지는데 하물며 신의 말을 사람이 옮겼을때 전혀 실수가 없었을까? 또한 성경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쓴 것을 모은것이고, 그 중에서도 누락된 것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런 질문을 했을때 기독교인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성경은 사람이 썼지만 하나님의 말씀이고 성령이 임해서 쓴 것이기 때문에 실수란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오랜 세월동안 베껴쓰고 또 베껴쓰면서 늘 성령이 임해서 단 한치의 실수도 없었을까? 아니 그보다 왜 신이 직접 쓴게 아닌 인간이 그걸 써야만 했을까? 모세의 십계명을 보자면 돌판에 신이 직접 쓰질 않았는가. 성경은 길어서 다 못썼다는 변명은 말도 안된다. 그렇다면 성경은 인간이 쓴 것이며 그 해석에 따라 혹은 원본 자체가 틀린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인들은 내 얘기를 들으면 언제나 사탄과 마귀 얘기를 했다. 나는 내가 사탄도 마귀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너무나 확고한 믿음 앞에서는 무서워서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신이 말하는 기쁨과 신이 말하는 고통역시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라 신도 인간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만큼 내게는 이상한 것이지만. 그들은 이미 눈을 닫고 귀를 막고 믿으므로 그 눈을 뜨고 귀를 열게 할 힘이 없었다.

어쩌면 기독교인들에게 이 책은 너무나 나쁠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믿음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믿고 있는 형태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을 가한다. 다만 책은 예를 들때 조금 비약이 심하긴 하지만,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이게 누굴 바보로 보나?' 하는 마음을 가질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한번이라도 그들이 그들의 신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정말로 나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찾는 계기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민과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기독교인들이 읽었을때는 상당히 기분이 나쁠수도 있겠지만. 신은 있다고 믿되 그 신의 형태도 모르겠고 바라는것도 없는 내 경우에는 흥미롭게 잘 읽었다.

끝으로 하나 묻고 싶은게 있는데 하나님은 맨날 자비의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왜 그렇게 질투가 많은걸까?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믿지 말라고 하고 다른 형상을 만들지 말라고 하고, 그러면 바로 불지옥행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말하는 자비라는 것이 오직 자신과 그의 아들 예수를 믿어야만 발휘되는 조건부 자비라면 그게 정말로 자비이고 사랑일까? 설사 인간은 그런다 하더라도 신이 그렇다는 것은 너무 매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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