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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외교 - 음식이 수놓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평점 :

오래 전 외교관의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요. 외교관의 중요성은 알았어도 외교관의 요리사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들의 역할이 몰고오는 변화들에 굉장히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식탁 위의 외교>라는 책은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무척 마음이 끌렸어요.
일반인들도 맛있는 음시을 먹다 보면 마음이 풀리고 소통이 잘 되는 법인데. 중요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외교의 장에서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지는 쉬이 가늠이 가죠?

<식탁 위의 외교>에서도 외교관이 외국의 대사로 발령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실력 있는 셰프를 잡는 일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국가의 손님이 찾아올 지 모르니 그에 맞는 센스 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셰프를 찾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식탁 위의 외교>에서는 세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딱히 외교관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세계사 곳곳에서 음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순간을 포착하고 그걸 전달하는 느낌의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여러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중에는 영화로도 나왔던 빅토리아 여왕과 압둘 카림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이 죽기 전까지 무척 소중한 친구로 대했다는 카림. 그는 여왕을 처음 만났던 연회의 어느 날 여왕에게 치킨 카레를 만들어 주었고 그 맛에 반한 빅토리아 여왕은 바로 왕실의 메뉴에 포함시키도록 했다고 하네요.

이 책에는 우리가 잘 아는 현대의 이야기도 많이 등장해요. 미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햄버거'를 통해서 보여준 소통 외교에 대한 이야기도 있죠. 물론 그가 그런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평상시 모습이 많은 역할을 했을 텐데요. 하지만 그런 이미지를 만든 것 중의 하나가 햄버거라는 음식이라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는 햄버거 먹는 모습을 자주 찍혔고 격의 없이 외교 무대에서도 햄버거를 즐기곤 했다고 하죠. 그리고 그 모습을 미국인들은 참 좋아했고요.

읽다 보면, <식탁 위의 외교>는 단순히 음식과 외교에 대한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음식을 매게로 세계사를 한번 훑어본다는 느낌이 더 정확한 표현인 듯 해요. 우리가 알아두면 좋을 세계사의 한 장면을 음식이라는 우리가 잘 아는 소재로 쉽게 풀어낸 느낌이랄까요. 잘 몰랐던 세계사 속의 한 이야기를, 우리가 잘 아는 음식을 통해서 이야기 해주니까 굉장히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었어요.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