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 가는 길 황석영 중단편전집 2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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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별로 작가 '황석영'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그의 소설류도 너무 칙칙하고 어둡고 거칠고,사상을 주입하는 듯해서 싫다. 솔직히 말한다면 끝까지 읽은 책이 없다. 특히 장편일 경우엔 더욱. 단편소설에 관해서도 별로 후한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한국의 30대 단편소설이니 어쩌니, ...얼마나 내 감식안을 지치게 만들었던지. 반면 내가 유일하게, 떨리면서 읽었던 단편소설은 다름아닌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이다. 내가 알고 있는한, 또 내 견해에 의하자면 아직까지 이 보다 뛰어난 단편소설을 찾아보지 못했다.

꼭 일본 소설의 백미<설국>을 압축시켜놓은 듯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런데 그 소설에 조차 찾아보기 힘든 무엇이 또 있다. 시린 듯한 아름다움, 시린듯한 슬픔, 허무, .... 그것은 고뇌조차 초탈해버린 투명한 면이 있다. 떠돌이, 인부들의 방황하는 삶... 그리고 그 속에 잠깐 끼어든 창부<백화>의 거침없는 인간성.....

황석영의 소설 중에 가장 색채가 투명한 것은 바로 <삼포가는 길>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그 특유의 '남성적 야성, 고독' 이런 것들이 간간히 배어나온다. 우연이었을까. 너무도 아름다운, 슬픈, 허무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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