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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뒷골목 - 어느 트렌드세터의 홍대앞 카페 가이드
양소영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서남해안의 조그마한 도시에서 자란 나는 서울, 그것도 홍대 하면 아직도 나에겐 머나먼 곳으로 들리기만 한다. 언젠가 라디오를 듣는데 게스트로 나왔던 누군가가 '홍대리안' 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홍대근처에 살면서 홍대의 문화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신조어라고 말이다. 무슨 뉴요커나 파리지앵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말들을 만들어 냈다는게 이상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들의 삶이 궁금하고 한번쯤은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막상 그곳에 살다보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사람 살아가는 세상이 어딜가나 똑같겠지만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겐 서울에 대한 약간의 환상 같은것이 존재한다. 젊음과 자유분방함의 상징 홍대. 홍대와의 만남은 이렇게 먼저 책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지은이도 홍대리안. 탱고를 배우러 홍대를 들락날락하다가 만만찮은 교통비로 인해 홍대로 이사를 하게된다. 그렇게 그녀는 점점 홍대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녀가 직접 접해보았던 카페들과, 맛집, 술집들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심상치 않은 카페 이름부터가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속에 보이는 예쁜 인테리어와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어서 오라고 내게 손짓을 한다. 정말 이 많은 곳을 다 가보았을까 싶으면서도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과 경험담들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그곳에 가 있는 양, 어제 다녀온 것처럼 반갑고 친근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 많은 곳을 다 섭렵하기엔 시간적인 여유와 금전적인 여유가 따라줘야 하는 법. 어찌보면 그녀의 이런 생활도 누군가에겐 사치이고, 꿈같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곳에서 미래를 꿈꾸는 그녀가 멋져 보인 건 사실이다. 그녀가 바라는 대로 40대에는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주고, 50대에는 그곳에 도서관을 지어주면서 그렇게 그녀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책은 크게 다섯 마당으로 꾸며져 있다. 말로만 듣던 그 커피프린스 길, 서교초등학교 길, 홍대정문 길, 삼거리포차 길, 주차장 길로 이어지는 그녀의 탐험길. 골목 구석구석까지 안 다녀본 곳이 없는 그녀의 홍대 나들이. TV에서 홍대 이야기가 나오면 클럽과 술 문화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줄은 몰랐었다. 주인언니와의 인터뷰도 간간히 실려 있고, 열고 닫는 시간은 물론, 인기메뉴와 가격 정보까지 자세하게 수록하고 있는 그녀의 꼼꼼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항상 서울에 놀러가면 친구의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었는데, 이제 홍대라면 자신있게 친구에게 소개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 입맛에 맞게, 취향에 맞게 다음번에는 내가 친구를 홍대로 초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