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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외로움에게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지금 저렇게 사랑받는 누군가도,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도 외로움이란 녀석은 곧잘 찾아온다. 저마다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인생의 아픔을 맛본 사람에게도, 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이라는 종족 자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더 많은 사랑을 원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는 것 같다. 가장 근본적인 형태의 감정이라고나 할까. 외로움은 그렇게 우리의 삶 저편에 언제나 위치하고 있다. 그녀가 이야기 한다. 나만 외로웠던게 아니라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그러니 너무 외로워하지 말라고, 쓸쓸해 하지 말라고.
마흔살의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 이번에도 그녀는 홀로 길을 떠난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아무도 알지 못하는 타국에서 정처없는 여행길에 오른 그녀. 아무도 간섭 없는 그곳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마음 껏 보여주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그녀의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혼자라고 해서 결코 외롭지 않음을 그녀는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들과 함께 정을 나누고, 친구가 되는 모습은 나 같은 사람들에겐 꿈과 같은 일이기에, 나는 혼자 떠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겁쟁이 이기에,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던 것 같다.
여행.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를 위해 떠나는 그 시간. 여행만큼 멋진 투자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랬다. 나는 그동안의 여행을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왔다. 그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일 했으니 나를 위한 보상쯤이라고 할까.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 너무 나만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조금은 미안함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웃고 즐기는 사이, 저편 어딘가에선 굶주림에 힘들어하고, 나 같은 여행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그들이 있다. 나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게 된다.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투정만 부리던 내가 새삼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그저 여행 에세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어느 곳을 돌아다니면서 좋았던 곳을 소개하고, 여기는 어떻더라, 저기는 어떻더라 이런식의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나와 생김새가 조금 다르고, 나와 사는 모습이 조금 다르더라도 그들은 모두 우리의 친구라는 것,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는 모두 같다는 것. 그녀는 그들을 그렇게 감싸 안고 있었다.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가슴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나의 외로움은 너가 채워주고, 너의 외로움은 내가 채워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