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고양이에게서 배웠다
수지 베커 지음, 박주영 옮김 / 비즈앤비즈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애묘인 인가요? 책을 열자마자 나를 반겨주는 이 물음에 한참동안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던가? 고양이는 커녕, 강아지, 햄스터 한번 키워본 적이 없던 내가 아니었던가.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 두마리를 사와서 엄마한테 된통 야단 맞았던 기억이 뇌리를 스칠 뿐이다. 그렇게 혼나면서도 병아리를 키워보고 싶었던 어린 마음에  눈믈을 보이면서겨우 허락을 얻어냈지만 결국 병아리의 뒤치닥거리는 엄마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엄만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던 것일까. 그 뒤로 나에게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는 권한은 절대 주어지지 않았으니.ㅠ

친구중에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가 있었다. 대학교 룸메이트 였는데 기숙사에서 살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기숙사에서 나가고 방을 구해 고양이와 묘한 동거를 시작한 친구라고 설명한다면, 그 친구가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했을지 짐작 할 수 있을테지. 언젠가 그 친구가 기숙사로 고양이를 데리고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사람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도도함을 놓치진 않는다. 아양을 피울때는 한 없이 애교쟁이가 되면서도, 무언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 없이 냉정해 지는 고양이.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를 가면 고양이를 볼 수 있었다. 강아지는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며 나에게 다가오는데 저놈은 뭐라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는거야? 오히려 튕기는 매력이 더 매력적이라고 했던가. 아쉬운 내가 다가가야지 어쩌겠어. 고양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그 물컹물컹한 고양이 발바닥을 만지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언젠가 할머니를 따라 시골 읍내에 나갔다가 떠돌아 다니는 고양이를 보았었다. 내 손에 들려있던 음식이 먹고 싶었는지 내 주위를 어슬렁 어슬렁 거리길래 한움큼 건네 주었더니 낼름 받아먹고서는 내 주위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그 고양이씨는 우리 할머니집에 눌러 앉게 되었고, 아기 고양이의 선물까지 내게 안겨 주었다.  

이렇게 보면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기보다 고양이에게 나를 좋아하냐고 물어봐야 하는거 아닌가?! 후훗, 애들이 또 나 이쁜건 알아가지고. 아닌게 아니라 친구들에게 고양이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성격이 까탉스러운건지, 아니면 얼굴 생김새가 닮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고양이들도 나를 자기들의 친구들로 인식한건가? 이상하게 고양이들이 자주 나에게 다가온단 말이지. 기분 좋게 책장을 덮었다. 이 추운 겨울 고양이 한마리 키워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뒤처리는 얼마 못가 엄마에게 고스란히 넘겨질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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