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여자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다는건 무엇일까? 말 그대로 문자 즉,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이 될 수도 있을테고 그 속에 담긴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겠다. 흔히 우리가 책을 읽는다고 할때는 후자를 의미하는 말일테지. 그 문맥속에서 의미를 파악하고,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캐치하는게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추구하는 일차적인 목표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가끔 책을 읽음에 있어서 저자가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책이 해석되기도 한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이 상황과 맞는 이야기 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우스갯 소리가 있지 않았던가. 수능 언어영역의 문제에서 어떤 시인의 시가 출제된 적이 있었는데, 그 시를 쓴 시인이 그 언어영역 문제를 풀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시인이 생각했던 바와 정답이 달랐더라는거!! 이런 의미에서 보면 텍스트란 해석하기 나름이며, 이미 작가의 손을 떠나버린 텍스트는 독자의 몫에 달려있다는 말이 된다.

 

같은 글을 읽도고 각자 느낀 바가 다른 이유는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에는 자신의 가치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모든이들이 모두 같은 경험을 할 수 없기에, 자신이 경험했던 사실들을 토대로 우리는 생각을 해 나간다. 자신이 직접 글을 읽을 때에도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데, 책을 읽어주는, 그러니까 이야기를 듣는 입장이라면 이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의 생각과 입장이 여기에는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어감과, 고조, 장단의 차이 등에서 뿐만 아니라 읽어주는 이의 개인적인 견해들도 포함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 한 책을 읽어주는 여인이 있다. 자신의 무료한 삶에서 탈피하고자 신문에 광고를 내어 독자를 찾는다. 그녀가 할 일은 단지 책을 읽어주는 일. 그녀는 다양한 독자들을 만나게 된다. 몸이 불편한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아이의 독서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고집불통인 좌파의 성향을 가진 백작부인에게 은연중에 휘둘리기도 하고, 외로운 사업가와의 관계속에서 책을 읽어주기도 하며, 은퇴한 법조계 인사의 집에 드나들기도 한다. 그녀는 이러한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책을 읽어주는 행위를 멋지게 해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는법. 그녀는 많은 사건들에 연루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책.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리 만만하게 보아서 될 것이 아니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듯이 책이라는게 어찌 보면 가장 위대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사상들이 그 속에 녹아 들어가 있고, 어쩌면 사람들을 가장 쉽게 선동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도 있으니. 하지만 우린 어느 정도 성숙한 시민이고 책의 옭고 그름에 대해서 비판하고 견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니 이런 걱정은 우선 접어두자. 책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고, 책을 통해서 지식을 쌓고, 책을 통해서 보다 나은 삶으로 가는 여정. 자신이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대리경험이라고 할까. 여행기를 읽으며 직접 다녀온 것처럼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내 자신이 주인공이 된 양 황홀해했던 경험쯤은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테다.  

 

하지만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책을 등한시 하고 있다. 많은 대중매체들이 생겨나면서 구태여 시간을 할애해서 책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비 능률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혹자는 전자매체가 발달하면서 언젠가는 종이책이 사라지고 전자책이 대신 할 것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진보하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책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언젠가 대학 강단에서 독서지도에 대한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서를 적자에게 적시에 제공해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 책을 많이 읽으면 물론 아예 안 읽는 것보다는 좋을것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책 읽기는 자기의 나이대와 상황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는 것.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책이라면 아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베스트셀러로 통하는 책을 읽으면서 가끔 왜 이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다. 인기있는 책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보자.

 

거기 당신, 혹시 책 읽어주는 여자가 필요하신가요? 그렇다면, 제가 기꺼이 읽어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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