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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사진관
최창수 사진.글 / 북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을 떠나본지가 언제였더라? 항상 마음으로는 지구 한바퀴를 이미 돌았지만 실상 지금까지 살면서 제대로 된 여행을 떠본적이 별로 없다.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아 이번엔 이런일때문에, 다음엔 또 저런일 때문에 항상 미뤄지기가 일쑤였고 나는 다시 일상속에 치여서 살아야 했다. 그런 나에게 찾아온 지구별 사진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끔 혼자서 여행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내가 하지 못한 일들을 그들은 이뤄내고 있어서 일까. 아니면 나는 이렇게 힘든 일상을 살고 있는데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곳들을 다니면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것에 내심 질투를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힘들때면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자연속에서,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는 유명한 관광지에서 사람들은 제마다의 그 무엇을 찾아온다.
흔히들 여행에 대해선 환상을 품고 있다.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내가 아닌 내가 되어 보는 것. 이것이 내가 여행에 대해 품고 있는 환상이다. 일상속에서 나는 주변에서 바라는 내가 되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 했고 이는 알게 모르게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나의 본 모습을 보여주며 지내는 그런 여행을 한번쯤 해보고 싶다.
지구별 사진관. 저자는 말한다. 모든게 풍요롭고 잘 사는 유럽보다 가난하더라도 사람의 정과 끈끈함이 느껴지는 나라들이 좋다고. 그가 간 곳은 이름도 낯선 나라들이 많았고, 한 눈에 보기에도 많은 이들이 찾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탁월했는지도 모른다. 항상 판에 밖힌 여행지와, 여행을 온건지 사람구경을 하러 온건지 분간이 안되는 관광지에서 사람구경만 하다 오기 일쑤인 유명 관광지보다 알려지지 않은 오지들을 살펴보는 것이 더 좋아보였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비록 말은 통하지 않더라도 그들과 소통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사진을 통해 보여지는 따스한 눈빛. 말이 안 통한 듯 어찌하리. 눈과 눈을 마주보고 미소 한번이면 모든것이 통하는 것을. 나는 언제쯤이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볍게 이곳을 떠날 수 있을까. 아직은 해야 할 일도, 떠날 준비도 안 된 나임을 알기에 이렇게 책으로 나마 아쉬움을 달래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