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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기억의 박물관 1 ㅣ 비룡소 걸작선 49
랄프 이자우 지음,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환상문학. 흔히들 쉽게 판타지 문학이라고도 표현한다. 소설이란 문학 자체가 허구성을 바탕으로 전개되는데 환상문학은 정말 환상적인 허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게 매력이라고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사실 나는 현실적인 면을 좋아해서 그런지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 장르 중에 하나였다. 약간은 가벼워 보이는 면도 없지않아 있고 아이들 문학이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물론 나 혼자만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지만. 나쁜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게 사람의 생각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전부라 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는 그런 편견이 많이 줄어든 듯 싶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함께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 질 수 있는 듯한 소재를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잘 풀어 놓았다. 2권이나 되는 분량. 그것도 권마다 결코 쪽수가 적지 않다. 그런 많은 분량을 읽는 동안 거의 지루함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으니, 작가의 이야기 전개 능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어느덧 내가 주인공들의 입장에서 같이 뛰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야기는 제시카와 올리버의 두 쌍둥이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토대로 아버지를 찾아 잃어버린 기억의 세계란 곳을 여행하는 내용이다. 제시카는 현실에 남고 올리버는 다른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잃어버린 기억의 친구들을 만나는 과정들을 담고 있다. 잃어버린 세계가 존재한다는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 잃어버린 기억들만 모여있는 세계라... 받아들이는 시각에 따라서는 참 슬픈일이다. 누구에게나 있어서 슬픈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누구에게 잊혀진다는 것이 아닌가? 내가 기억되고 인식되어진다는 것 자체하나만으로도 분명 기쁜 일 중에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누구에게 괴롭힘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더 상처받는 일이 무관심이 아니던가. 사회가 점점 발달함에 따라 개인주의가 점점 확대되고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일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을 잊어가는 것이다. 세상에서 고립되는 일.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그런 잃어버린 세계를 갖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 순수하게 좋지 않은 일들만 그런 세계로 들어갔으면 하는...
각종 역사의 내용이나 인물들이 복잡하게 등장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산만하게 전개되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집중력있게 잘 구성해 놓았다. 배경지식도 어느정도 필요해서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어 보이고 어른들이 읽기에는 참 좋아 보인다. 제법 생각할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있기에. 생각할 것들이 많이 던져주는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 괜찮은 책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