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최인호 지음, 김점선 그림 / 열림원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분홍 바탕에 어여쁜 글씨로 꽃밭이라고 써진 한권의 책. 소설가로 많이 알려진 최인호 작가의 자전적 작품이다. 거기에 올망졸망 그려진 김점선씨의 그림까지 어우려져 정말 한폭의 꽃밭에서 노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그의 작품은 평소의 그를 들여다보기에 충분하다.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자신의 과거 이야기와, 세태풍자적인 이야기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반적인 삶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그가 10여년간에 걸쳐 하루하루 써왔던 글들을 모아서 낸 것이라 하는데 그런 그의 습관적인 글쓰기가 매우 부러웠다. 말은 쉽게 하지만 글이라는게 아직까지 나에겐 어렵게 다가오는게 현실이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본다. 비록 나는 그처럼 유명하지도 않고 글을 써봤자 읽어줄 이도 없지만 미래의 나에게 선물하는 의미에서 하루하루 글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과거의 나에 대해서 미래의 내가 가장 소중한 독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예전에 어느 시인은 항상 아침에 자신의 아내에게 한편의 시를 지어 선물해 주었다고 한다. 그의 시가 세상에 빛을 보이기 전에 그의 아내가 그의 첫 독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한 그들의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

 

한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를 듣는 다는 것은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킨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알고보면 우리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고,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이런저런 세상살이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세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딜가나 사람 사는 것은 똑같다고 했던가. 높게만 보였던 사람들도 그 속을 파헤치고 나서보면 모두 다 고만고만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를 통해 인생과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내가 먼 훗날 과거를 반추했을 때 나의 인생은 어떻게 기억되고 흘러가고 있을지. 나에게도 이렇다할 추억거리들과 돌아가고 싶을 정도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을지. 하지만 인생에 있어 무조건 이쁘고 아름다운 기억들만 가져갈 수는 없을 것이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도 생기게 마련이고, 기뿐일이 있으면 슬픈일도 있는 법.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큰 사고 없이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제일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오늘부터 나만의 꽃밭을 가꾸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