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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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을 읽으면 마음속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마음의 정화라고나 할까. 눈물이 아닌 미소로 마음속은 이미 깨끗해 지고 있었다. 지치고 우울할때 그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그가 옆에서 앉아 있는 것처럼, 그를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마음이 뒤숭숭하던 찰나 나의 손에 들어오게 된 이 책. 한밤중에 행진. 그렇게 그와의 만남은 다시 이루어졌다. 오쿠다 히데오. 이미 공중그네의 작가로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린 그였다. 자 한번 책속으로 들어가 볼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세명의 남녀. 어렸을적부터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다른곳에 관심이 많았던 요코하마 겐지. 지금은 짝짓기 파티 업체를 꾸려 나가는데 그곳에 온 돈 많고 잘 노는 남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서 돈을 벌기도 한다. 이러한 오쿄하마 겐지의 표적이 된 미타 소이치로. 머리는 영리하지만 어리숙하고 뭔가 부족해 보인다. 이름때문에 미타업계의 귀공자라는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한다. 그도 은근히 이것을 즐기고 이용하기도 하고. 이쁘고 무엇하나 빠질 것 없는 모델 출신의 구로가와 치에. 하지만 그녀의 마음 한구석엔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이 자리잡고 있다. 가족들은 안중에도 없고 돈을 벌기에만 혈안되 있는 그를 보면서 그녀는 그의 돈을 훔칠 계획을 짜게 된다.

 
하는 일, 각자의 꿈 등 그들에겐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들이 뭉쳤다. 10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위해. 으아. 10억엔이란다. 우리나라 액수로 환산하자면 거의 90억에 달하는 그 액수. 간도  크시지. 그 돈을 어찌 빼앗으려고. 액수가 액수인 만큼 돈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게 그들의 손에 딱 안겨주진 않는다. 치에의 아버지가 공정치 못하게 빼돌린 돈이라지만 그네들이라고 해서 그 돈을 빼앗을 권리가 있기는 한걸까. 그 아버지의 부조리함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면 그네들은 다른 방법으로 이를 일깨워 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그 돈을 강탈하는 행위는 결국 그들로 그와 같은 사람임을 증명해 주는 꼴 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그의 책에서도 흡입력은 대단했다. 한장 한장이 절로 넘어갔고 언제 다 읽었는지도 모르게 책장을 덮었다. 쫓고 쫓기는 상황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상황에 웃음이 나기도 했고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소재가 소재이니 만큼 약간 세태 풍자적인 이야기로 볼 수 도 있고, 사회 고발적인 이야기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탓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한쪽 면만을 고집하고 있는 탓일까.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느꼈던 그 쾌활한 미소와 상쾌함은 조금 멀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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