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조창인의 작품이란다. 가시고기, 등대지기를 읽으며 눈물을 펑펑 쏟았던 나였기에 이번 소설에 거는 기대감 또한 적지 아니 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나를 울려줄지. 부자간의 아름다웠던 사랑이야기, 모자간의 슬픈 사랑이야기, 이번에는 부부간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했다. 아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때 그저 머리속엔 우리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은 나는 아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지 못하였기에 내가 항상 보고 듣는 엄마의 위치가 생각났던 것이리라. 그런 엄마가 생각나서 그런지 아내하면 먼저 떠올려지는 단어가 희생, 포용 등으로 자신의 삶보다는 우리의 삶이 언제가 먼저 였던 엄마였다. 
 

세상 모든 여자들이 그렇게 살까.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하기만 했다. 아니 어쩌면 모든걸 포용하고 포기하려고만 하는 그녀의 모습에 화나 났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 우리네 엄마들의 모습을 그곳에서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이야 여자들도 대학교를 나오고 직장에 취직을 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불과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엄마들 세대에서 대학교를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었다. 오빠에게 치여서, 남동생이 먼저.. 이런 식으로 여자들의 설 곳은 좁아져만 갔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오히려 남자들보다 더 훌륭하게 일을 해내는 여자들도 많고, 결혼까지 거부하며 화려한 싱글족으로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살아가는 여자들도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무조건 남편의 말만 따르고 순종하는 그녀의 모습. 물론 그녀에겐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죄책감 때문에 그의 이혼 제의를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도 할 만큼은 했고 참을 만큼 참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남편에게 속 시원히 욕이라도 퍼 붇고, 악이라도 썼으면. 언제나 당하기만 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는 그녀가 불쌍하면서도 결국 그러한 삶은 그녀 자신이 초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계속 그렇게 받아 주니까 그 남편도 계속 그렇게 횡포를 부리는게 아닌가.


그렇게 메몰차게 버릴땐 언제고 마지막에 자신이 아픈 상황에서 수 없이 받아준다는 그런 설정. 이제는 진부하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가시고기와 등대지기에서 느꼈던 여운을 기대하고 읽었던 나에겐 실망감만이 돌아왔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이 무엇이었을까. 결국 부부는 하나다 라는 걸 보여주고자 한 것일까, 아님 결국 남편의 외도에도 아내는 받아주는 역할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을까. 첫번째의 의도로 집필했어야 마땅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풀어내는 이 책의 이야기는 끝까지 기분좋게 책장을 덮게 만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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