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메일
이시자키 히로시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사춘기를 겪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하면서 어른들과는 이질감을 느낀다는 것. 나도 그러한 사춘기 시절을 지나온 한 소녀이기에 그네들에 대해서는 구지 뭐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책의 결말을 읽으면서는 왠지 꺼림찍하면서도 뭔가 가슴속에서 꾸물꾸물 거리는 마음이 일기도 하였다. 왜 일까. 이 책이 현재 사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서 일까.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소설이라기 보다는 정말 책의 주요 내용처럼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소녀들이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았다. 실제로도 많은 아이들이 인터넷상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있으며, 한때 인터넷 소설이 유행하기도 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보이지 않는 사이버세계는 그들만의 제 2의 현실이나 다름없었다.
 
중,고등학생으로 사춘기라는 특수한 시기를 거치고 있는 그들은 자신들을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왠지 나 혼자만 동 떨어져 있는 것 같고, 부모님들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뭔가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나를 알아주는 진정한 친구도 없고, 모든게 재미없고 따분한 날들의 연속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그렇게 생각만하지 그것을 바꾸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이 조금만 마음을 바꾼다면 모든게 달라질텐데 자신이 바뀌긴 보단 세상을 바꾸려고만 한다. 물론 한창 자아를 키워나가고, 모든게 혼란스러운 그 시절에 자신을 밖에서 냉정하게 살펴보기란 어려운 것인줄은 안다. 하지만 무조건 남들을 탓하며,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그러한 마음가짐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것이다.
 
하긴, 어쩌면 어른들에게도 문제가 있을지 모르겠다. 어린 아이들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무조건 어른들의 말을 따라야 하고, 그에 복종해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으니 말이다. 니체의 말을 빌려 글을 썼던 주인공 사와코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좋다는 판단은 좋은것을 받았다고 표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판단은 좋은 인간들 즉, 고귀한 자들, 강력한 자들, 지위 높은 자들, 고매한 자들에게 있었다는 그 이야기. 순간 읽으면서 뜨끔하기도 했다. 정말로 우리는 우리만을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요구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 하고. 공부하라고 닦달하고, 보통의 아이들처럼 무난하게 학창시절을 보내길 바라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보다는 어른들의 입맛에 맞게 아이들을 모두 획일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아이들이 획일한 어른으로 자라나 다시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렇게 되기를 요구하면서 세상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왜 사회에서는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틀림과 다름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가고 있는 길을 단지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걷는 아이들이 있을 뿐이지 틀린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색안경을 끼고 우리가 정해놓은 길에서 조금만 이탈을 하면 틀린길을 걷고 있다고 보고 그네들을 다시 원위치 시키려고만 한다. 그러한 사이에서 아이들은 더욱더 자신만의 길을 가려고 하고 결국엔 서로 뒤틀리고 마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서로 조금만 이해해주고 보듬어 주면 될 일을 가지고 그렇게들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보여줬던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현실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모두들 현실의 세계에서 자신들의 자아를 찾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다가 어느 계기를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서로 조우하는 그녀들의 모습. 현실의 모습보다 가상의 공간에서 그녀들은 안도감을 찾고 편안함을 느끼고, 심지어는 가상의 사건과 현실의 사이에서 혼동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분명 위험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보다 가상의 공간에 더 의존을 하고, 가상의 자신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거기에 대리만족을 하는 그네들의 모습은 불안하기만 했다. 물론 그들이 가상의 공간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삶을 살아가는 재미를 느낀다고 하지만 분명 그곳은 가상현실일 뿐이다. 그네들이 끝까지 인생을 살아갈 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는 가상현실의 공간은 막을 내릴테고 그럴때마다 그네들이 다른 삶을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컴퓨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졌다. 나의 어린시절에는 고무줄이나, 공기놀이 등의 친구들과 함께 얼굴을 맞대고 할 수 있는 놀이들을 즐겨 했지만 지금의 아이들을 보면 학교가 파하면 무섭게 컴퓨터와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 졌다. 그만큼 얼굴을 맞대는 시간은 줄어들었으며 가상의 공간에서 익명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인터넷에 중독되는 아이들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세계는 점점 현실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옮겨지고 있고, 이 책에서처럼 다른 아이들과 교류를 전혀 하지 않고 혼자 외톨이가 되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던 책이 어느샌가 진지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그저 생각없이 읽으면 무난하고 술술 읽히는 소설이라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책이라고 넘기기에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너무 잘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 그저 웃고 넘어갈 수만은 없었다.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걸까. 에엣 모르겠다. 아무쪼록 아이들은 컴퓨터 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았으면 좋겠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이해해 줬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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