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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명화들 - 뭉크에서 베르메르까지
에드워드 돌닉 지음, 최필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3월
평점 :
이제는 너무나 친숙한 뭉크의 절규. 예전 어릴적엔 그 그림을 보면서 무슨 그림이 이래? 에엣. 나라도 이런 그림 이렇게 몇백장은 그리겠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던 그. 자신의 누이가 결핵에 결려 세상을 떠나고, 그 뒤를 이어 가족들이 하나 둘 자신의 곁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뭉크는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신경쇠약과 병마와 싸우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던 뭉크에게 있어 삶이란 그리 녹녹치 만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그의 배경을 알고 나니 하찮게만 생각했던 그 그림을 다시 보면서 문득 절규의 의미를 얕게나마 파악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직 세상을 20년 밖에 살아오지 않은 나이지만 그의 그림에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묘한 끌어당김이 느껴진다.
픽션과 논픽션 사이라고 해야 할까? 가끔 책을 읽다가도 이 책이 소설인지 실화의 재구성인지 헷갈리곤 했다. 그만큼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그를 토대로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의 꼼꼼함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기가를 찾아보니 절규의 도난 사건은 비단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던 듯 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994년에 이어서, 2004년에도 도난당했다가 지금은 무사히 당국의 보호아래 전시되고 있다고 했다. 비단 절규 뿐만이 아니다. 많은 명화들이 도난당하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고 했다. 한 점에 비싸면 몇 백억까지 호가하는 그림을 간도 크게 대 낮에 훔쳐서 달아나는 도둑들도 있는가 하면, 이 책에서처럼 사다리 하나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작품의 가격과 명성에 비해 명화가 무방비하게 다루어지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책은 1994년에 일어났던 뭉크의 절규 도난 사건을 중심으로 그 범임들을 잡으려는 영국의 형사 찰리 힐의 추격을 다루고 있다. 그 중간 중간에 다른 명화들의 도난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명화들이 도난 당하고 다시 회수 할 수 있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화가들이 남긴 몇 안되는 작품. 물론 작품의 우수함과 아름다움으로 인정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작품이 가지는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고 사람들의 이목을 사기도 한다. 다시는 그 작가에게서 이와 같은 작품을 얻을 수 없음을 모두들 알고 있기에. 그러기에 모방 작품이 나오고 가짜 작품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를 노리는 범죄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가끔 읽다가 내가 알고 있는 작품들이 나오곤 할 때면 반갑기도 했고 그 그림들도 도난을 당했던 적이 있다는 말에 씁쓸하기도 했다. 베르메르의 진주귀고리 소녀. 예전에 이 진주귀고리 소녀를 모티브로 한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책을 접한 적이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 들어가서 한층 새롭게 탄생한 진주귀고리 소녀. 그 책을 읽으면서 화가로서가 아닌 한 남자로서의 베르메르의 삶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직도 회수되지 못한 작품들은 어디에 방치되고 어디에서 빛을 바랜채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항상 사진을 통해서만 명화들을 접해오고 감상했던 나였다. 언젠가는 그들의 작품들을 눈 앞에서 생생히 지켜 볼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회수 되지 못한 그들의 작품들도 하루 빨리 모든 사람들의 품 속으로 돌아오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