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유디트 얀베르크.엘리자베트 데사이 지음, 조선희 옮김 / 지향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 사회에서 여자로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 녹녹치만은 않은 일인것 같다. 한 여자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는다. 여자의 또 다른 삶은 그렇게 시작된다. 누구의 엄마, 아무개씨의 부인으로 불리우며 정작 자신의 이름은 잃어버리게 된다. 여자에게 자신의 삶이란 아이들 뒷바라지와 남편의 내조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여자들도 사회에 진출을 많이 하고 자신의 일을 갖기도 하지만 여전히 집안일이라든가 나머지 자잘한 일들은 여자들에게 떠넘겨지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왜 같이 힘들게 일을 하고 같이 돈을 벌어오는데도 남자들은 집안일에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여자들만 고스란히 그 집안일을 떠맡아야 하는 것일까.

예전의 우리나라는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했었던 나라로 사회는 남자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세상의 중심에는 남자들이 있었다. 사회가 변하고 발달하면서 여자들이 사회로 활발하게 진출하기 시작하였고 아직까지 그 사상이 내재해 있기는 하지만 여자들의 위상도 예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아직까지도 예의 그 사상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려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남자는 바깥일을 돌보아야 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돌보아야 한다는 식으로, 여자가 집안일을 맡아 한다는 조건하에서 여자들의 직장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어떤 가정에서는 공평하게 집안일을 분담하거나 남편이 집안일에 더욱 더 많이 신경을 써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나의 경험적인 상황으로 봤을때 대부분의 가정에 있어서 집안일은 여자가 맡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유디트에 있어서도 그랬다.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버림 받고 보육원에서 자라난 유디트. 어린 유디트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나중에 결혼을 해서 나의 아이들에게만큼은 나처럼 부모에게서 버림 받게 하지 말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엄마와 아빠는 같이 아이들과 살아야 한다고. 이러한 유디트의 생각은 하나의 굴레로 자리 잡아 그녀의 결혼 생활에 있어서 '참을 인' 만을 상기시키게 된다. 학식 높은 위원이자 존경받는 교수의 아내로서 세상사람들의 눈에 그녀의 삶은 그 누구보다 편안하고 부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녀의 삶은 비참하기만 할 뿐이다. 남편에게 수모를 당해도 참고, 남편의 끊임없는 폭력에도 참고, 남편의 수많은 정부를 알면서도 참아내기만 한다. 

책의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이런 문구가 나온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은 그저 조용히 사라질 존재, 이 세상에 아무 흔적도 남길 수 없어. 당신이란 인간은 오직 나를 통해서만 그 가치가 있을 뿐이야'라고. 결혼전에는 그 누구보다 유디트를 이해해줄 것 같던 그가 결혼후에는 그녀를 무시하고 때리기까지 한다. 그에게 있어서 유디트의 존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저 아이들을 돌보아주고 끼니때가 되면 밥을 차려주고 밤에 잠자리만 같이 하는 그 정도의 여자에 불과했던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계속 유디트의 그런한 삶에 분개했다. 그녀를 그렇게 대하는 남편에게 분개하고 또 그러한 상황을 묵묵히 참고만 있는 유디트에게도 분개했다. 예전의 자신의 버림받았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만큼은 제대로 된 부모를 안겨주고자 했던 유디트는 하나의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조건 보육원에서 자랐다고 해서 나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니며,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집안에서 자랐다고 해서 행복한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니라고. 그러한 생각은 유디트를 변화시키게 된다. 그녀는 더 이상 남편이 그늘에서 어리석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17년간의 힘들었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자신의 직장을 찾고 여성들을 위한 강좌도 하면서 그녀는 점차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언젠가 TV프로에서 MC와 남자 패널들이 여자들의 운전에 대해서 주고 받았던 적이 있었다. 솥뚜겅 운전이라는 말도 나오고. 그 프로를 보면서 남자들의 생각이 아직도 저렇구나 하는 실망감을 금치 못했었고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여자와 남자의 경계선을 나누고 있는 모습에 분개하기도 했다. 힘든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여성분들이 어서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그녀들에게 이 책을 한번 권해주고 싶다. 나는 아직 사회인도 아니고 학생의 신분으로 세상과 직접 맞닥들이진 않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간접적으로 많은 체험을 하지 않았나 싶다.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서. 이러한 간접적인 체험이 미래의 나의 결혼생활에 좋은 영향을 주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