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돈 - 모든 꿈이 비즈니스가 되는 미래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최지현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4년간 코미디언으로 활동했지만 단 한 번도 스타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던 비운의 사나이. 사업으로 눈 돌린 이후 1년에 자동으로 100억 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괴짜 사업가. 니시노 아키히로를 일컫는 수식어다. 10여 년 전에는 모두들 그를 향해 ‘사이비’, ‘실체도 없는 걸 파는 사기꾼’이라며 손가락질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그의 사업수완과 미래를 보는 눈을 닮고 싶어 한다.

그런 그가 책을 냈단다. 《꿈과 돈》이라는, 공동선상에 놓을 생각도 해본 적 없는 두 단어로. 흔히들 꿈을 따라가면 가난해지기 쉽고, 돈을 따라가면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기가 좋아 연극판에 뛰어들었다가 오랜 시간 가난과 굶주림, 기약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렸다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수없이 보았다. 그런데 니시노는 “꿈을 이루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이 모이려면 꿈이라는 그릇이 있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꿈과 돈은 반드시 함께여야 한다는 말, 이 책을 읽으면 이해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는 말한다. 꿈과 돈은 상반 관계가 아니며, 희망을 품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꿈을 최대한 크게 꾸고 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돈은 ‘돈을 잘 써주는 사람’에게 모인다고 말한다.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둘의 차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부유층은 무엇에서 가치를 찾고 어디에 돈을 낼까? 정답은 럭셔리다. 프리미엄은 경합이 있는 것 중 최상위 체험을 말하고, 럭셔리는 경합이 없는 체험을 말한다. 프리미엄은 소비자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지만, 럭셔리는 판매자가 부르는 게 값인데도 늘 구매자가 있다. 럭셔리의 가치가 이토록 특출나게 높은 이유는 럭셔리가 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듣자마자 나는 버킨백을 떠올렸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고, 에르메스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잡화를 구매해야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바로 그 가방. 하지만 부자들은 별다른 불만 없이 돈을 지불한다. 버킨백은 최고의 성능이 아닌 최고의 가치(브랜드)를 지니고 있으니까.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를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이다. 고객이 아닌 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옛날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되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식당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된 지금은 97점짜리 음식이냐 98점짜리 음식이냐로 성패를 좌우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즉, 다른 식당보다 비싸도, 다른 식당보다 조금 불편해도, ‘팬심’으로 찾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읽는 내내 저자가 사람들의 돈 쓰는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답은 사람에게 있고, 그 사람이 꾸는 꿈에 있다. 그가 하는 사업의 방식은 적극적으로 내가 꿈꾸는 바를 알리고 그 꿈의 후원자(팬)가 되어주길 요청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지금 유행하는 것이 아닌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미리 움직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벌써 몇 년 전부터 자신의 팀이 NFT를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확립시켰다며 NFT의 미래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NFT는 이미지 동영상 음성 등 디지털 데이터의 보유자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는 증명서인데, 이를 통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었는지를 낱낱이 알려준다. 아직 내게는 생소한 분야라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접근이어서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그는 아등바등 사는 이유를 돕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사업을 통해 사람을 돕고, 좋은 일을 하도록 유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삶. 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고, 꿈꾸지 않으면 돈도 없다고 말하는 그의 철학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력을 얻었으니 이제 나도 나만의 꿈을 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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