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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평점 :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에게나 없는 것, 미스터리. <교도관의 눈>은 예상치 못한 미스터리와 맞닥뜨리며 혼란을 겪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정과 성공에 대한 보통의 욕망을 품었을 뿐인데, 범죄 사건과 조우하게 되다니?! 여섯 이야기 모두 일상 속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상황이라 더욱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표제작인 <교도관의 눈>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다음 장이 궁금해졌다. 현경 기관지 마감을 앞두고 있는 사무직원 에스코. 이번 호 메인 기사인 퇴직자들의 수기를 정리하던 중, 유치관리계 주임 곤도 미야오가 수기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스코는 곤도의 집으로 찾아가게 되고, 형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은퇴를 앞둔 곤도가 1년 전 일어난 주부 실종사건의 용의자를 쫓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용의자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사람이었으나 곤도는 어쩐지 수상쩍은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용의자를 쫓는 곤도, 곤도에게 원고를 받아내기 위해 합류하게 된 에스코. 이들은 '시체 없는 살인사건'의 진실에 점차 다가가게 된다.
자서전 집필을 의뢰받은 프리랜서 작가 다다노가 의뢰인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아낸 <자서전>, 가정법원의 이혼 조율 조정위원인 유키에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인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말버릇>, 새벽녘 해킹당한 현경 홈페이지! 범인을 쫓는 정보관리과 다치하라의 추적기를 담은 <오전 다섯 시의 침입자>, 지방 신문 편집부 직원 다카나시가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조용한 집>, 현 지사의 총애를 받던 비서 구라우치가 갑자기 냉랭해진 지사의 태도에 무엇이 문제였을지 <비서과의 남자>까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수 없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긴장감마저 들었다. 마치 내가 쫓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된 듯한 느낌. 요코야마 히데오식 미스테리는 촘촘해서 한 순간도 대충 읽고 넘길 수 없는 것 같다. 그게 요코야마 히데오의 매력이기도 한 듯. 아무래도 이 책을 마중물삼아 요코야마 히데오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게 되지 싶다.
단편 하나 하나가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들이라 읽는 내내 감탄하며 읽었다. '지금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미스터리'라는 출판사의 서평이 아깝지 않았던 책이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일독해보시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