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로 환상문학전집 3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SF매니아로서 이 책의 명성을 접하고 소장한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 엄두를 나지 않게 하는 700페이지 분량에 장서만 채우고 있다가 결국 이번 5월연휴 기간에 문득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완독까지 일주일 동안 정말 삼라만상이 잠시도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1996년에 씌어졌는데 알파센타우리로 떠난다는 설정 년도가 무려 2019년... ㅎㅎ 지구로의 귀환이 2060년으로 설정되어 분명 시간전개만 봐도 SF가 맞다.

다소 지루한 서사가 400여 페이지까지 전개되다가 본격적으로 무려 소행성을 타고 알파센타우리로 광속여행을 하고 드리고 발견된 M급 행성 라카트에서 겪는 모험들과 뒤이은 반전은 강렬한 영화적 요소까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기본적으로 SF라기보다는 천로역정과 같은 신학적 또는 철학적 우화라 볼 수도 있다.

읽는 내내 영화 미션 또는 침묵(엔도 슈샤쿠)에서 접했던 예수회 선교사들의 고난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근본적으로 산도즈신부가 라카트에서 겪은 일들은 다소 억지스러운 생태학적인 설정을 제외한다면 예수회신부들이 남미나 일본에서 겪은 일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지의 세계인 우주와 신으로의 여행은 여전히 매력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요즘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푹 빠져 전 시즌을 완주하고 있는데 카운셀러 츄로이의 얼굴이 소피아와 자꾸 중첩되면서 산도즈신부는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 야브루신부는 퀜틴 타란티노, 자나아타들은 프레데이터, 루나들은 킹(철권..ㅎㅎ) 이런 캐스팅으로 제멋대로 해버렸다. 그만큼 이 책의 인물 묘사와 심리에 대한 서술은 탁월하게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이야기외다...ㅎㅎ.

완독하기는 힘들지만 안 읽어보면 반드시 후회할 책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신들리는 느낌으로 집중하게 된다.. 덜덜덜... 특히 마지막 반전 부분은 거의 피바다 호러영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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