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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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의 말 씨앗 >

1. “삶은 때로 가르치지도 않고, 때로는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가르쳤다.”

2. “우리가 잃었다고 믿는 것들 중 많은 것은 사실 우리 안에 눌려 있을 뿐 사라진 적이 없었다.”

3. “기억은 정직한 기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변형의 기술이었다.”

4. “용서란 상대에게 건네는 선물이 아니라, 스스로의 숨을 되찾는 행위에 가까웠다.”

5. “사랑은 오래가기도 했지만 더 자주, 이해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낙오되었다.”

6. “세월은 교사였지만, 그 교사는 시험 범위를 결코 알려주지 않았다.”

7. “우리는 결국 우리를 길러낸 그림자들까지 배워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언 매큐언의 『레슨』은 한 인간의 일생을 통해 “배운다는 것, 그리고 그 배움이 어떻게

우리를 흔들고 다시 세우는가”를 탐색하는 대작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인생의 오래된

상처, 왜곡된 관계의 그림자, 정치적 격동과 개인사의 미세한 굴곡이 겹겹이 포개져 있다.

매큐언의 문장은 건조할 만큼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문장 사이에 침잠한 감정은 깊고 묵직하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통상적인 극복 서사로 다루지 않는 데 있다.

여기서 성장은 계단처럼 오르는 선형적 진보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 속에서 ‘다시 배우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의 비밀스러운 상처를 지나치게 늦은 나이에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고, 그 부정의 긴 그림자는 그가 삶의 어느 지점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지속적

회귀를 일으킨다. 그 회귀가 바로 매큐언이 말하는 진짜 ‘레슨’의 정체다.

또한 매큐언은 개인의 사적 비극을 사회적 사건들과 병치시키며, 한 인간의 감정사가

어떻게 시대의 파동과 맞닿는지를 면밀하게 추적한다. 냉전, 테러, 이주, 정치적 혼란 등이

독립적 사건이 아니라 개인의 내면적 균열을 증폭시키는 촉매제로 작동한다. 이 점에

『레슨』은 인간의 삶을 조직하는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가 서로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이라는 사실을 정교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에게 가장 잔혹했던 기억과 화해하지 못한 채 살아오지만, 그렇다고 그

기억이 그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불완전한 채 살아가는 법’을,

‘완전한 이해가 없더라도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간다. 매큐언은 무너진 인간에게 새 희망을 주지 않는다.

대신 “무너진 채로도 계속 걸어갈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소설은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레슨』은 화려한 반전이나 극적 사건보다 삶의 깊은 골을 천천히 파고드는 독자에게 적합한 작품이다.

인간의 기억과 죄책감, 용서와 자기 인식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는 문학적 장편을 찾는 분들께 정중히 추천드린다.

읽고 난 뒤에는, 우리 각자가 인생으로부터 받은 ‘레슨’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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