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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류시화..류시화.. 참 귀에 익은 이름이다. 그의 무엇의 그의 시를 빛나게 하는가. 귀에 익은 그의 이름처럼 그의 시 또한 그러하다. 일상속의 소탈한 언어, 그 꾸밈없는 문체가 주는 편안함. 그 편안함속에 숨어있는 세상의 많은것들. 소설과 달리 시집은 특성상 속독을 할수 없다. 잔잔한 호숫가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한편 한편 읽어 나가야하는 것이다. 류시화님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하나를 발견한다.
화려한 문체도, 그속에 내포된 특별함도 아니지만 그의 시에는 일상의 그리움이 있다. '나비'라는 시한편이 아직도 가슴속에서 호수의 작은 찰랑거림으로 흔들린다. 시는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것이라 한다. 이 시한편이 내게 그러했다.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
문득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다시금 떠올랐다.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그분의 존재를 떠올렸다. 육지로부터, 어린물고기로부터 달아날수 없는. 동요가 인다. 문득 생각난 빈자리의 그리움과 님의 시가 노래하는 알수 없는 동질감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