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밤 인사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평점 :
“세상의 모든 밤을 향해, 잘 자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길을 지나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그 모든 만남이 선명하게 새겨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순간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되고, 어떤 이름은 한참이 지나야 입 밖으로 불려진다.밤 인사는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들을 포착하며, 새벽의 감각을 되살리는 이야기다.
소설 속 미나, 장, 윤중은 각자의 속도로 서로에게 다가가지만, 결국 완전히 닿지는 못한다. 간절곶, 파리, 부르고뉴, 페르피냥, 포르부까지 이어진 여정, 그 길 위에서 그들은 사랑과 우정, 기억과 상실 사이를 헤맨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서로를 발견하는 과정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더욱 어긋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맺고, 또 헤어진다. 때로는 그 관계가 무엇이었는지조차 정의하기 어렵다. 밤 인사는 그 흐릿한 경계를 이야기한다. 새벽녘에 불현듯 떠오르는 어떤 기억들처럼, 이 소설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흔적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