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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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일반적인 의미는 '시민의 안녕이나 번영'이다. 시민들이 안녕하도록 국가 또는 정부가 법률에 기초한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사회복지'라고 하는데 복지가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할 때, 비로소 그 나라를 '복지국가'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지금 현재의 복지 정책이 조선에도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형태로 효과 내지는 역효과를 불러왔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임금은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에 의지하므로,

백성은 나라의 근복이며 임금의 하늘이다.

임금 된 자가 이 이치를 안다면,

백성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선경국전] 정도전


조선사회에는 지금처럼 민주주의 사회의 개념이 없고 환과 고독을 챙기는 것이 왕의 최우선 업무라는 선언문을 작성하였다. 복지가 시작되는 뿌리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진휼(賑恤) : 천재지변이나 기근이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의 사람들에게 곡식 등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요즘으로 재난지원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날씨 예측과 재난을 대비하는 것이 어려웠던 조선 사람들은 천재지변을 더욱 크게 두려워했고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하고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진휼은 중요한 업무였다.

담당관인 진휼사와 담당 부처 진휼청의 권한도 막강해서 조직도 구성만 봐도 진심이 느껴진다고 한다.

세종 27년에 흉년이 들었는데 인구의 13% 이상이 재난지원금을 통해 아사를 피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는데 수혜 대상자가 많지 않게 생각된다. 최후의 필살기로 안정은 찾을 수 있었겠다.


조선의 아동복지 정책은 주로 부모를 잃은 아이를 대상으로 해서 책임을 진다. 지금 현재 시선으로는 노비로 삼는 것을 허락한다는 규정이 복지 정책으로 맞느냐 의심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가족을 잃고 거리를 헤매다 굶어 죽거나 각종 전염병으로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사례가 많다는 당시 시대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어린 아이가 노비로 살아야만 했다는 인생을 생각하면 처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하다.

노인복지 : 효의 나라 조선답게 노인에 대한 공경은 사회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강조가 되고 효행을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유도하고 직접 지원책을 통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했다고 한다.

"각도의 민생 담당관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홀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과고독이 1,156명입니다.

이 중 101세의 2명에게는 쌀과 콩 7석씩을

90세 이상의 노인 7명에게는 쌀과 콩 5석씩을

80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쌀과 콩 3석씩을

지급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1414년 5월 7일 [태종실록]



정조의 화성 행차는 어머니의 육순 잔치를 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때도 장수한 백성들을 위해 양로연을 베풀었는데 양로연은 신분과 관계없이 지역의 모든 노인을 초청하는 것으로 음식과 의복을 제공하는 것이다.

천여 명이 넘는 사회 취약 계층 중에서도 노인을 더욱 신경 썼다 조선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복지 분야는 노인복지하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장애인복지 : 장애인이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지만 조선 사회에도 가문에 수치로 여겨지거나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장애인이 적절한 보호를 받으며 살아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기본적인 의료 복지 정책이 있었고 직접적인 복지 정책은 군역 면제를 법률로 정한 정책이다.

일부 장애인의 특성화 직업을 가지도록 하여 사회 진출을 국가가 책임졌다.





점을 치거나 독경하는 시각장애인에게 벼슬을 내리던 것은 고려 때부터 이어져왔다.

'소경'은 종 4품, 심 봉사로 유명한 '봉사'는 종 8품의 벼슬명이라고 한다. 심청이의 아버지 심봉사가 벼슬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복지 서비스를 공급하는 정부와 재단이 투명해야 하지만 부패 문제는 도덕적 해이 문제와도 연결된다.

실록에서부터 개인의 일기에 이르기까지의 조선의 기록에는 이들의 부패를 고발하는 사례가 많았다.

정약용이 그들의 행태를 알려주는 내용이 있다.

1. 거짓 보고

2. 시세 차익 착복

3. 이자를 많이 받기 위한 환곡 추가 지급

4. 거짓 지급

5. 반띵

6. 저장량 빼돌리기

7. 부실지급

8. 빛 탕감 악용

위와 같은 일들을 위해 지방의 탐관오리를 척결하기 위한 암행어사의 등장 이유인 것 같다.

시대도 바뀌고 체제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혈연, 지연에 매여 온갖 부정부패가 아직도 일어난다.

현재는 체계적인 복지정책이 안정단계에 들어섰지만 굶어 죽는 사람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치 이념으로 시작되어 역사적으로 증세 없는 복지를 실행하고자 했던 국가는 단연코 조선을 꼽아야 한다.

어려운 조선의 복지정책 제도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 주어 좋은 내용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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