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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가기 전에 ㅣ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천루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평점 :

사립학교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아버지 직장을 따라 프랑스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게 된 장루이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게 됩니다.
친구들의 괴롭힘이 있었던 사립학교로 가는건
죽기보다 싫은 장루이와
무조건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사립학교가 정답이라는 엄마의 대립


사립학교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과거도
털어놓아보지만 엄마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했어요
설상가상으로 잠깐 머무르다 가는거라며
친구들과도 거리를 유지하던 장루이는
점점 다니는 학교와 친구들이 좋아지게 되고
친구들이 좋아지면 질 수록 사립학교로 돌아가는게
지옥으로 가는 거라고 느껴질 만큼 싫어지죠
아이를 위한 거라며 엄마의 생각을 강요하는 엄마
그리고 그게 왜 나를 위한 건지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아이
비단 장루이와 루이의 엄마가 아니더라도
사춘기 아이들이라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이들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보니
준이도 읽는 내내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답니다.
루이를 괴롭히던 유진이와 루이의 관계는
현실에서도 의외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친구들간의 세력 싸움 같았어요
혼자서 맞서지는 못해도
친구들을 등에 업고 맘에 안드는 친구들을
괴롭히기도 하지만
정작 그 친구들이 없이 혼자일때는
전혀 위협을 주지 못하는 모습
루이는 늘 친구가 없다고 느꼈기때문에
유진을 비호하듯 주변에 서있어주는
친구들의 존재때문에라도
더 두렵고 무서웠던거였죠
그러다 서서히 친구를 사귀게 되고
그 친구와 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친구라는 존재가 얼마나 힘이 되는 지도 알고
나에게 친구가 있다는 믿음이 생기니
더이상 나를 괴롭히던 유진이
두렵지 않게 느껴진다는 부분은
친구관계에 있어서 종종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을
어떤 마음을 먹으면서 스스로 극복해나가는지
루이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무조건 사립학교에 가겠다는 엄마의 뜻을 꺾고
원래 학교를 그대로 다니게 되는
그런 드라마틱한 해피엔딩은 없었어요
하지만 2년 전 탈출하듯 프랑스로 떠난 장루이의 모습이 아닌
친구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자신감이 생긴,
더이상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이 두렵지 않은
새로운 루이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게
훨씬 더 의미있게 느껴지는 결말이었답니다.
그리고 엄마와의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도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주었답니다.
엄마의 시선으로 읽어보면
드론맘 소리까지 들으며 루이에게
너무 집착하는 엄마의 모습이
조금은 과장되게 보이기도 했는데
받아들이는 아이의 시선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을테고
루이의 시선에서 엄마를 보듯
저렇게 과하다고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위해서 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아이의 마음을 옥죄는건 아닌지
스스로 나는 어떤지 되돌아보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