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달려 온
연여름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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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연여름 작가의 단편소설집『밤을 달려 온』은 8가지의 각기 다른 세계관을 가진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도 연여름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2학기 한정 도서부』와『빛의 조각들』을 읽고『부적격자의 차트』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새로운 단편 소설집이 나와서 이걸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내가 연여름 작가의 세계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SF이기도 하고, 무언가 일상과 닮아있어 생각할 점을 주기 때문이다. 이 도서, 『밤을 달려 온』역시 비슷한 이유로 재미있게 읽었다. 몇몇 단편이 보여주는 세계는 SF라기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웠지만, 판타지 역시 불호인 장르는 아니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잠깐 놀랐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일상과 닮아있다는 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을 두 개 소개해보려고 한다.

하품 - 꿈 설계자 이곤과 그의 VIP 고객 호연의 이야기

책의 뒷표지에 쓰여있는 ‘아이가 부모를 면접 보는 세상, 당신은 합격할 자신이 있습니까?’가 이 단편에 대한 이야기일 줄은 몰랐다. 그도 그럴게, 꿈을 더 이상 꿀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돈을 주고 꿈을 사고 파는 이야기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호연은 이곤이 설계해준 꿈이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집착같은 애착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는 이곤이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소원을 알게 된 이후로 더욱 심해진다.

통제할 수 있는 꿈과 달리 현실은 불완전함의 연속이다. 누구와 살아가든 그건 달라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현실이 불완전함의 연속이라서 더 아름답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캐트닙 네트워크 - 시간 여행 능력을 가진 길고양이와 배우 지망생 승주의 이야기

이 단편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책은 역시『2학기 한정 도서부』였다. 분위기가 비슷하달까, 단편집이 아니라 위픽처럼 단편소설로 나와도 괜찮을 법한 결말까지 정말 좋았다. 얼떨결에 1943년 경성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이소와 승주, 일제 치하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정민까지. 엔딩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좋았다.

시간 산책이 나만의 것이 아닌 이상, 이 세상은 애초에 시간이 구겨진 결과로서 존재하는 거 아닐까? 아무리 제자리를 지키려고 애써도 결국 세상의 시공은 서로가 서로를 늘 간섭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고. 왜냐하면, 이름 없는 고양이는 언제나 어디에나 늘 있으니까. 그리고 있어 왔으니까. 앞으로도 있을 것이고.

이 책은 연여름이라는 작가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은 사람, SF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여덟 개의 이야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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