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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가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7
송미경 지음, 서영아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공주니어 레벨3
77 어떤 아이가
송미경 글/ 서영아 그림

작가 송미경 님의 첫번째 작품은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이다.
그리고 두번째가 어떤아이가...
단편 동화 다섯편이 평소 즐겨보던 다른 동화하고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처음엔 오싹~해지는 이야기로 다가왔다가
좀더 생각할수있게하는 동화로~ 작가님의 내면의 이미지를 상상하게 되었다.
1.어떤 아이가
2.어른 동생
3.없는 나
4.귀여웠던 로라는
5.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제목만도 남다른 이야기가 나올것만 같아 기대가 컸다.

어떤 아이가 우리집에 살고 있었다.그런데 아무도 그 아이가 살고 있었는지 몰랐다.
그 아이가 떠나겠다고 노란 쪽지를 이곳저곳 붙여놓기전까지는
집안 식구 누구하나 그 아이의 존재를 느끼지못했다.
엄마는 가수가된다는 누나 수아를 뒷바라지 하느라 다른 식구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다.
형은 동생 문재가 몇학년인지도 관심없이 살았다.
아버지 역시 일하고 집에와서는 쉬시느라 가족들을 돌보지않으신다.
가족이란 울타리안에 있음에도 이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않고 자기할일만 하고 살아서
누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못한다.
이런 가족이 있을까? 싶긴하지만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보살피는 가족으로서의
따뜻함이 없다면 위의 가족사진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가족들에게는 표정이 없다. 그들속에 남몰래 살다 떠난 그 어떤아이만이 표정이 있을 뿐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당연히 받기만을 하고 부모들은 일하느라 아이의 바램을 금전적인것으로
대신하며 서로간에 사무적인 가족이 되어가는 것을 볼수있다.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소통없는 가족형태만 남아있다.
점점 더 단절되어가는 가족의 실상을 제대로 보라고 말씀하시는듯하다.

어른 동생
태어날때부터 서른 넷인 하루의 동생 미루.
엄마의 동생 정우삼촌의 실제 나이는 태어날때부터 열세살.
그런 사실을 알게된 하루.
주변을 돌아보면 몸은 어리지만 마음 꽉찬 애어른으로 살아가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몸은 성인인데 부모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여전히 어린아이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곧잘 듣게 된다.
물론 태어날때부터 그렇지는 않겠지만 현 상황에 맞춰 살아가려니 애어른도 되고
미숙한 성인으로 남아 있기도하다. 어느쪽을 보더라도 측은한 일이다.
문득 마음의성장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난 두아이의 엄마이고, 뭔가 더 배우려는 학생이고,직장인이어서 날마다 성장해간다고
안심하던 때가 있었다. 어느 순간 나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의 크기를 살폈을때는
생각보다 자라지않은 나 자신을 발견할수있었다.

없는 나
문득 몇년전 잃은 아이 생각이 났다.
자연 유산이었다. 둘째 이후 계획에 없던 아이였고 갖은 줄도 모르다가 잃어버렸다.
짧은 아픔이었다. 두아이를 키우는 나로서 떠난 아이를 오래도록 생각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동화를 읽으며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했지만 잃은 아이에 시선이 맞춰져
더이상 나아갈수가 없었다.

귀여웠던 로라는
마음이 아프고 제일 맘에 들은 동화였다.
인형처럼 예쁜 로라는 모델이다. 엄마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신다.
뭘 입혀도 이쁜 로라덕에 장사도 잘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로라의 표정은 행복하지않다.
이가 흔들려도 사진을 찍어야하기에 이를 뺄수도 없다.
엄마는 더 웃으라고 쉴틈을 주지않는다.
그러던 로라를 하얀토끼인형이 진짜 토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곤 들판을 지나 숲으로 달려간다.
로라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였고 또 다른 미래를 위해 달려간다.
연갈색 토끼로라가 숲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박수쳐주고싶다.
내 아이가 내게서 온전히 분리되는 순간 나는 로라를 향한 박수처럼 진심을 다해 박수칠수있을까?
뭔지모를 미묘한 감정을 섞어 아이의 한곁을 내게 내어주길 바라지않을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동네의 모든 아버지는 가방에서 살고 계시다.
어머니들은 봄마다 여행을 떠나시며 아버지에게 식사도 제때 드리고 가습기도 틀어주고~
가방에 들은 아버지를 잘보살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떠나셨다.
1년동안 아버지 가방을 돌보시느라 고생하셨기에 동네 아이들은 일제히
즐거운 여행을 하시라 손을 흔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언덕으로 낯선아이가 가방을 끌고 나타났다.
낯선 아이뒤에는 어른하나가 커다란 가방을 들고 따라온다.
늘상 가방안에만 있는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였다.
낯선 아이의 아버지와 텐트도 치고 뗏목도 만들고 물놀이도 하며 밤새 논다.
가방에 들은 아버지의 밥도 챙겨드려야하는데 아이들은 귀찮다.
그 일이 쓸모없고 지긋지긋한 일처럼 느껴졌다.
떠나던 날 아저씨는 한명씩 던져 안아주고는 떠났다.
아이들은 궁금했다. 가방안의 아버지도 낯선아이의 아버지처럼 목마를 태워줄까?
아이들은 가방을 모아놓고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연기가 자욱해지면서 가방안에서 아버지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들은 용기를 내어 자신들이 원하는 아버지를 찾기를 시도했다.
어머니도 그러지않는 일이기에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용기를 낸 만큼 아이들은 가방에서 나온 아버지를 바꿔 나갈것이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어머니들도 같은 생각일까?
예전과 달라진 현실을 받아들여주실까?
하던대로 익숙한 대로 사는게 옳다고 고집을 피우시진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대하고 며칠간 마음에 오래동안 남는 생각들이 정리가 잘 되지않았지만
마음을 흔드는 책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