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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괴 1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평점 :
기다리는 책이 안나오면 참 속이 탄다.
일본 순문학의 대표주자라 불리우던 그가 느닷없이 범죄소설을 썼다는 소식을 접한지 몇 년만에 겨우 이 책을 손에 넣게 되었다.
아~~~ <결괴>
제목도, 양장본도, 심지어 분권조차도,,, 간지난다.
이야기는 료스케와 그의 어린 아들과 부인이 시골에 있는 고향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평범하게 살아온 료스케는 그와 달리 아주 잘나가는 엘리트인 형 다카시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다.
인터넷에 쓰는 료스케의 일기장엔 형과 그의 아내, 그의 아들에 관한 속마음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우연찮게 그의 비밀일기를 발견한 아내는 다카시에게 동생의 문제를 상의하게 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결국 료스케는 토막난 시체로 발견되고 형 다카시는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또 하나의 이야기.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는 소년은 그를 괴롭히는 반 학생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 소년 역시 인터넷에서 만난 익명성을 띤 악마를 만나게 되고
그가 평소 좋아하던 여학생을 죽이게 된다.
일본 곳곳에서는 "악마"를 자칭하는 무리들이 나타나고,
엽기적인 사건이 온 일본을 둘러싸게 된다.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가지 이야기는 평행선을 그리는가 싶더니...한 곳으로 수렴한다...
이것은 악에 관한 이야기일까
방죽이나 둑 따위가 물에 밀려 터져 무너지는 것을 뜻하는 결괴란 결국 마음을 다잡지 못한 채 사소한 계기만으로도 터져버리는 약한 인간의 내면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엔 이탈자니 악마니 하는 정신병리학적인 용어도 많이 나오고, 정치적인 내용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어려운 현학적인 용어도 곳곳에서 튀어나와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어야 했다(^^;;)
결말 부분은 살짝 뜬금없다는 생각도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큰 충족감을 느끼진 못했지만
결국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어렴풋이 알아들은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솔직히 만만히 볼만한 책은 아닌 건 확실하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