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조이스 박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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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는 원작 <Anne of Green Gables> 전체의 줄거리를 38개의 챕터로 나누어 저자 조이스 박의 안내에 따라 압축적인 줄거리를 들으면서 중요한 부분이나 표현이 담긴 부분은 원문 그대로를 통해 곱씹어가며 원작을, 그리고 영문을 즐기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누구나가 잘 아는 아야기, 빨강 머리 앤의 줄거리를 가지고 저자가 자신만의 철학으로 재해석해 공감을 이끌어가는 부분이었다. 특히 조명에서 다소 벗어난 곳에서 묵묵히 지켜 서 있던 존재였던, Green Gables의 여주인 마릴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은, 하나의 작품이 독자의 시간에 따라, 입장에 따라 다양한 감동과 교훈으로 읽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빨강 머리 앤이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다시 재해석한 글은 아니다. 여전히 중심은 '영어학습'이다. 다소 오래 전 글이기는 하나, 빨강 머리 앤의 원작에 담긴 영문은 영어의 맛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을 만큼 다양한 표현들이 가득하다. 특히나 비유, 은유, 가정법에 관한 한 우리는 어느 누구도 빨강 어리 앤의 화법을 따라갈 수 없음을 익히 잘 알고 있다. 다만 원문을 통해 그녀의 유창한 말빨에 감동해보지 않았을 뿐, 분명 앤의 영어는 기막힌 영어화법의 결정체임이 분명하다. 저자 조이스 박은 때론 누구나다 하는 단어를 가지고 구성된 단순해 보이는 문장 하나도 제대로 된 번역을 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잘 아는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 원문에서 뽑은 여러 문장들을 소개하면서 앤에 담긴 영어의 재미를 소개한다. 빨강 머리 앤 원문에 실린 영어표현에 대한 상세하고 맛깔나는 해설은, 여느 인기강사의 영어강좌 부럽지 않은 재미를 더해준다.
예컨대, 'bring down the house'와 같은 구문이다.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는데 문맥상 살펴도 그 의미를 쉽게 알기 어렵다. 위 구문의 뜻은 '모두에게서 박수갈채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공연장(the house)을 무너뜨릴(bring down) 정도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구문이지만, 한번도 접하지 않았다면 쉽사리 의미를 알기 어려운 영어표현들, 그러한 표현들에 대한 다양한 소개와 해설이 <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원문을 통해 다시금 추억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문학적, 철학적 해석을 통해 감동을 이어가다가 만나게 되는 맛나는 영어표현은, 오래도록 사랑스러운 아이 앤의 행복을 기원하던 어린시절의 마음과 함께 한동안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Next to trying and winning, the best thing is trying and failing(노력하고 이기는 것도 좋지만, 그 다음으로 좋은 건 노력하고 실패하는 것) 언젠가부터 머리 맡에 읽다놓아둔 채 잠이 든 책 <빨간머리앤>을 보면, 이제막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온 첫째 아이의 눈빛이, 말투가, 상상력이, 앤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이렇게 자라서 앤의 이야기에 울고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엄마가 읽다가 이곳저곳 밑줄을 그어놓은 이책 <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역시 가까운 시간 안에 딸의 손에서 읽혀지게 될 것 같다. 네가 앤을 닮은 밝고 올바른 마음의 아이로 자라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책은 너의 책장에 꽂아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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