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 힘든 육아 감정과 고민을 해결해 준 그림책 이야기,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주현 지음 / 글담출판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힘든 육아 감정과 고민을 해결해 준

그림책 이야기

솔직한 글이다.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아이를 직접 길러본 엄마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 그 속에 담긴 솔직한 감정의 자기인정과 그것을 극복해내기 위한 '마음자람'의 이야기. 작가의 글 속에서 보는 나의 일상이 우습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작가와 함께 울고 웃으며, 현실의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버둥거리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마음을 먹고 자라 누구보다도 눈부시게 웃으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으리라.

                             

작가는 초고령 산모로 어렵게 갖게 된, 그토록 원하던 아기임에도, 그 아기를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 하루에도 몇번씩 혼자 고함이라도 치고 나서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 하루이틀 도와주는 입장이 아니라,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아이와 온갖 씨름을 하며 끝모를 육아를 지속하고 있을 때 겪게 되는 일들을.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가 없다. 누군가는 묻는다. 나름 극한직업 중 하나를 가진 나에게.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있으니 일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떠냐고.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말문이 막히므로. 여름과 겨울 중 언제가 더 춥냐고 묻는 수준의 말도 안되는 비교다. 일이 자신과의 싸움이라면, 육아는 인간본성과의 싸움이다.

때때로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합니다.

엄마도 어디에 투정 부리고 싶고,

하소연하고 싶고, 누군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강한 줄 알았던

나의 엄마도 외로웠고 두려웠으며

위로받고 싶어했다는 걸,

저는 엄마가 되어서야 알았습니다.

- 본문 중

                          

그렇게 어떻게든 이 시기를 버티고 있는 위대한 엄마들에게 작가가 주는 <그림책 처방>은 매우 쏠쏠한 재미가 있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마음에 위로를 받는 엄마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언젠가 첫째를 키울 때, 엄마토끼가 아기토끼를 아무리 재워도 다시 일어나서 잠투정을 하는 그림책을 읽다가, 이건 너무 무서운 책이라며,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고 웃으며 말한 기억이 난다. 책장에 가득하던 나의 책이 아이들의 책들로 바뀌어갈 때, 언젠가 그 책의 공간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선뜻 아이들의 책에게 양보하던 그 공간만큼 나의 생각과 마음이 비워지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책에서 또다른 마음과 생각을 얻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더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말이다.

연봉에 따라 하는 일의 가치와 존재의 가치가

결정되는 세상에서 최저시급조차 받지 못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엄마인 저는 생명을 키우고 돌보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저의 노글노글한

사랑의 시간을 먹고 자랍니다.

누가 이 사랑의 노동에

대한 시급을 정할 수 있을까요?        

- 본문 중             

보림 창작그림책

창비 좋은어린이책

수상작가의 육아서

   따뜻하고 소중한 경험담을 독자들과 교감해준 그림책 작가. 문득 그녀가 쓴 그림책이 궁금해졌다. 그녀가 그림책 속에 담아놓은 생각들이. 가끔 육아가 감당하기 힘들어 마음이 쉬고 싶을 때, 그녀가 그림책 속에 담아놓은 위로와 깨달음이 내게도 그럴싸한 '그림책 처방'이 될 듯 싶다. 언젠가 그녀가 누군가의 그림책을 보며 느끼고 배웠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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