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어떻게든 이 시기를 버티고 있는 위대한 엄마들에게 작가가 주는 <그림책 처방>은 매우 쏠쏠한 재미가 있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마음에 위로를 받는 엄마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언젠가 첫째를 키울 때, 엄마토끼가 아기토끼를 아무리 재워도 다시 일어나서 잠투정을 하는 그림책을 읽다가, 이건 너무 무서운 책이라며,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고 웃으며 말한 기억이 난다. 책장에 가득하던 나의 책이 아이들의 책들로 바뀌어갈 때, 언젠가 그 책의 공간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선뜻 아이들의 책에게 양보하던 그 공간만큼 나의 생각과 마음이 비워지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책에서 또다른 마음과 생각을 얻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더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