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외척과 환관의 국정 농단으로 400년 제국이 무너지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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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하듯이 하나의 국가도 흥망성쇠를 거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에 읽은 강정만 교수님의 한나라 역대 황제 평전 역시 그러했다. 몇 년 전에 읽었던 명나라 역대 황제 평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초심을 잃고 방탕한 생활을 하거나 변심을 하기 쉬운데 그러한 사람들의 집합체인 국가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강준만 교수님은 중국의 역대 황제들을 왕조별로 저술하는 일에 매진하시고 계신데 2017년에, 앞에서 언급한 명나라 역대 황제 평전, 2019년에 청나라 역대 황제 평전, 2020년에 당나라 역대 황제 평전, 2021년에 송나라 역대 황제 평전을 쓰셨고, 2022년에 한나라 역대 황제 평전를 출간하셨다. 흥미로운 것은 시대별로 역주행을 하고 계신 셈인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나라는 한나라 역대 황제 평전 초반에 언급되어 있고, 왕조의 수명도 15년으로 짧아 단행본으로 출간하기 어렵다고 치면, 이제 수나라 역대 황제 평전원나라 역대 황제 평전만이 남은 것인가 나름 추측해본다. 전한(前漢)과 후한(後漢)을 구분하는 신()나라 왕망(王莽)을 포함하여 21명의 황제가 등장하는 한나라 역대 황제 평전외척과 환관의 국정 농단으로 400년 제국이 무너지다.’의 부제처럼 항우의 초나라와 유방의 한나라의 4년간의 패권 전쟁의 결과로 기원전 202년 유방이 한()나라의 개국 황제 한고조(漢高祖)로 등극하고, 도성을 처음에는 낙양으로 정했다가 나중에는 장안으로 천도하면서 시작되는데, 왕조가 운영되면서 점차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거나 허수아비 황제를 세워놓고 외척이나 환관에 의해 국정을 농단하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러면 한나라는 중국 역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바대로 기술해본다.

 

   첫째, 유가 학술이 한나라 시대에 이르러 국가를 통치하는 사상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아울러 유가 선비들이 정치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청나라 말까지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둘째, 중국은 한나라 시대에 들어와 최초로 서방세계와 교류를 시작했다. 한무제(漢武帝)는 한나라의 숙적인 흉노를 견제할 목적으로 장건을 서역으로 파견하였고, 이른바 비단길로 표현하는 한나라의 서역 개척은 동서 문명 교류사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셋째, 한나라는 북방의 최강국인 흉노와 끊임없는 전쟁을 벌였다. 흉노는 진시황제의 진나라 때부터 변경 지방을 유린하여 중원 지방의 한족에게 큰 피해를 입혔는데, 당시 동아시아의 패권 국가는 한나라가 아니라 흉노였다. 그 후 한나라와 흉노는 340여 년 동안 패권 다툼을 벌였다. 넷째, 한나라 시대에 불교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전래되었다. 불교는 중국 황제의 요청에 의해 공식적으로 중국에 전래 되었으므로 토착 종교와의 마찰을 빚지 않았고, 불교와 유사한 도교가 이미 성행하고 있었던 것도 불교가 쉽게 중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인도 불교는 중국에서 선종(禪宗) 등 대승불교로 발전하며 중국인의 사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다섯째, 한나라는 외척과 환관의 국정 농단으로 망한 왕조이다. 후한 시대에 이르러서는 외척과 환관 세력이 번갈아 가며 국정을 농단하여 결국 한나라를 망하게 하였다. 한나라 이후 역대 왕조는 한나라의 패망 원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정을 운영했다고 하지만 외척과 환관으로 인해 국정을 망친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리 정치사에서도 십상시(十常侍)’가 회자되고 있는 것은 한나라 시대의 악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여섯째, 한나라 시대에 활약한 다양한 인물들은 훗날 특정 인물의 유형을 결정하는 모델로 완성되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반고의 한서(漢書), 범엽의 후한서(後漢書) 등의 역사서에는 한나라 405년 역사의 주인공들이 묘사되어 있어 후세 사람들에게 특정 인물 유형의 전형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한사군(漢四郡)’ 설치 등 우리나라 고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한()나라의 역사를 객관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여 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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