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道德經) - 노자는 최고의 수련가이고 도덕경은 최고의 수련서이다
이승훈 지음 / 지혜의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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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常道) 명가명(名可名) 비상명(非常名)’으로 시작하는 도덕경(道德經)은 중국 춘추시대 말기부터 전국시대 초기까지 살았던 노자(老子)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동양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익히 들었거나 접해봤을 줄로 믿는다. 본인도 이전에 오강남 교수님이 풀이한 도덕경 명나라의 4대 선승 가운데 한 분인 감산덕청(憨山德淸,1546~1623) 대사께서 주석하고 심재원 교수님이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그 선()의 향기를 읽어 본 바가 있고, 도올 김용옥 교수님이나 홍익학당의 윤홍식 선생님 그리고 유튜브 강의를 통해 알게 된 김기태 선생님의 도덕경 강의를 접해본 바가 있다. 최근 노자 도덕경을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님이 우리말로 번역하고 명료하게 해설한 노자가 옳았다가 출간되어 관심을 가지던 차에 이승훈 선생님이 도가(道家)의 수련서로서 집필하였다는 道德經을 우연히 읽을 기회가 생겨 여기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승훈 선생님은 중국 전진도(全眞道) 용문파(龍門派) 18대 장문으로 전통 도가 공법인 영보필법(靈寶畢法)’을 수련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이 책의 원문은 여동빈(呂洞賓) 조사의 저술인 순양진인석의(純陽眞人釋義) 도덕경(道德經)을 저본으로 삼았음을 밝히고 있다. 37장으로 이루어진 도경(道經) 44장으로 이루어진 덕경(德經)을 합해서 도덕경(道德經)이라고 부르는데 한문제(漢文帝)때 하상공(河上公)이 주석한 것으로 알려진 하상공장구(河上公章句)에서는 5201, ()의 왕필(王弼)이 주석하였다는 노자 도덕경주(老子 道德經註)에서는 5162로 판본에 따라 글자 수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저자는 서문(序文)에서 도덕경(道德經)을 읽다가 언제인가부터 첫 소절인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常道) 명가명(名可名) 비상명(非常名)’에서 혼란이 왔으며 몇 번을 음미해도 이 구절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나중에는 납득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대부분의 번역서에서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常道), 명가명(名可名) 비상명(非常名)’ , ‘도를 도라고 말하면 늘 그러한 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이라고 말하면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라고 해석하는데 그렇게 해석하면 도()의 본질이 완전히 전도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 가도비상도(可道非常道), (), 가명비상명(可名非常名)’ , ‘(무극에서의 도) 말할 수 있는 가도(태극에서의 도), 늘 도라고 하는 도가 아니고, 이름(무극에서의 명) 이름 지워진 가명(태극에서의 명), 늘 이름 지어지기 전 이름이 아니다.’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한다. 띄어쓰기나 구두점이 없는 고문(古文)이기에 이런 해석의 차이가 생겼다고 하는데 기존과는 다른 해석에 이번엔 내가 혼란이 온다. 나도 도가 수련을 해야 하나 싶다. 물론 저자는 학자들의 입장과 수련가들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학자들의 학문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저자는 도덕경(道德經)의 본질이고 핵심인 첫 장 첫 구절 만큼은 그 중요성을 생각해서 이 부분만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싶은 욕심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회에 도가 수련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는 기존의 번역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도()의 세계, 도가(道家)의 수련 용어와 수련 방법 등이 박스(BOX) 형식으로 각 장의 말미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81개 장()의 해석이 정말로 충실함은 물론이고, ‘총론(總論)’에 실린 도()와 덕()의 개념, 동양철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무위(無爲), (), 무극(無極)과 태극(太極), 선천(先天)과 후천(後天), 원신(元神)과 식신(識神)의 용어해설도 새겨둘만 하다.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삶을 추구한 노자(老子)의 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일독을 권하면서 도덕경(道德經)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장() 중의 하나인 8상선약수(上善若水)’로 글의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上善若水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네.

 

    水利萬物而不爭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處衆人之所惡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무르니

    故幾於道矣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네.

 

    居善地                   머무는 곳은 땅처럼 낮고

    心善淵                   마음 쓰는 것은 연못처럼 깊으며

    與善仁                   주는 것은 매우 자애롭고

    言善信                   말하는 것은 매우 믿음이 있으며

    政善治                   정치에 있어서는 잘 다스리고

    事善能                   일을 할 때는 매우 유능하며

    動善時                   움직이는 것은 때에 잘 맞추네.

 

    夫唯不爭               오직 다투지 않으니

    故無尤                  그러므로 허물이 없네. (pp.10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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