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자의 서 - 개정 완역
빠드마쌈바와 지음, 중암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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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729일 현재 66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고, 그중에서 미국이 15만 명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국가로 나타나고 있다. 올 해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간 봉쇄조치가 이루어지고 세계 경제가 대공황 수준으로 떨어지리라고 그 누가 예측이나 했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무수히 많은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중국 중남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세계 최대 규모 수력댐인 샨샤댐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고,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요 며칠 사이 집중호우로 특히 부산과 대전지역에서 인명 피해를 포함하여 비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재난이나 교통사고, 테러 등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죽음이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친척, 심지어 자신에게 갑자기 준비되지 않은 죽음이 닥쳐온다면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받아들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본인도 지난 200910월부터 20103월 사이에 친척 네 분을 잇달아 떠나보내면서 그 상실감과 충격으로 한참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다. 기간을 조금 더 확장하면 부친과 형님도 포함된다. 코로나에서부터 시작해서 개인사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장황하게 죽음에 대해 거론하는 이유가 있다. 티베트 사자의 서라는 책을 소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미 익히 알고 계시거나 최소한 책이름 정도는 들어 본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 책은 티베트불교의 대성인이자 2의 붓다로 꼽히는 빠드마쌈바와(蓮花生)8세기에 저술한 경전으로 원래 책이름은 티베트어로 바르도퇴돌이라고 하는데 죽음과 환생 사이(바르도)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영원한 해탈에 이르는 법(퇴돌)’이라는 뜻이며, 빠드마삼바와가 깊은 수행으로 체험한 사후 세계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전에도 영어나 일본어로 씌여진 책이나 그 책들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들이 있었으나 판본상의 오류와 원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많아 1991년 남인도에서 티베트불교를 배운 이래 정신적 스승을 의미하는 구루 빠드마쌈바와가 마음의 본성, 진여실상(眞如實相)을 나타내는 마하무드라를 성취하여 제2의 붓다가 된 곳인 네팔의 양라쉬에 머물며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힘쓰고 계신 중암 선혜 스님께서 오류를 수정하고 원문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주석을 달아 2010년에 완역본으로 티베트 사자의 서를 출간하였고 이번에 기존 번역의 미진한 부분과 판본의 오탈자와 누락 등을 교정하여 재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1편 바르도퇴돌의 전행 : 생시에 닦는 일상의 근행, 2편 바르도퇴돌의 본행 : 해탈을 위한 기원문, 3편 바르도퇴돌의 본행 : 네 가지 바르도의 출현, 4편 바르도퇴돌의 후행 : 죽음의 표상 관찰과 기만, 5편 바르도퇴돌의 보유 : 해탈왕생의 기원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정토를 간택하는 가르침인 까르마착메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책의 앞부분에는 몸에 걸침을 통해서 오온의 자연해탈을 이룰 수 있다는 딱돌 만다라와 구루 빠드마쌈바와의 초상, 구루 빠드마쌈바와의 연화광정토, 법성의 바르도에서 출현하는 42존 적정(寂靜)의 붓다들, 법성의 바르도에서 출현하는 58존 분노(忿怒)의 헤루까들(영웅적인 남성의 원형을 상징하는 신)의 그림들과 육도윤회도가 실려 있어 책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티베트어와 범어가 혼재하여 읽기 난해하고 주술적인 밀교의 성향이 짙어 이해하기에 쉽지 않은 책임은 분명하다.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난 후에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 책을 통해 우리들은 생의 참된 의미와 죽음에 대한 바른 견해를 가질 수 있고, 죽음의 과정을 통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모든 경전이나 불서(佛書)가 그러하듯 곁에 두고서 반복해서 읽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티베트불교 최고의 수행 지침서인 티베트 사자의 서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 보고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가져 보시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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